트럼프, 이란 공습 승인 후 “핵 협상 중” 연막 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면 공습을 명령한 후에도 이란과 핵 협상을 이어갈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나 연막작전을 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2일(현지시간) 이란 공격 개시 후 57시간 만에 열린 첫 국방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후 3시38분 ‘장대한 분노’로 명명한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0분쯤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났을 때 ‘이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렸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3차 핵 협상 결과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 탑승했고 텍사스주 공항에 오후 3시50분쯤 도착했다. 작전 승인 시간이 오후 3시38분이므로 착륙 직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통해 “작전을 승인한다. 중단은 없다. 행운을 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텍사스에서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취재진이 이란 공격 결정 시점이 얼마나 가까워졌냐고 묻자 “협상 중이지만 제대로 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지에서 연설하던 도중엔 이란과 관련해 “이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작전을 승인해놓고도 공개적으로는 여전히 고심 중인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형적인 연막작전이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란 고위 당국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고 있었고 이 정보를 넘겨받은 이스라엘군은 28일 첫 공습 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을 폭살했다.
한편 케인 의장은 이번 군사작전이 28일 오전 1시15분(이란 시간 오전 9시45분) 사이버사령부와 우주사령부가 이란의 감시·통신망을 교란하는 것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항공모함과 육상 공군기지에서 100대 이상의 전투기·폭격기와 조기경보기, 급유기, 무인기 등이 이란으로 출격했다. 함정에선 이란 남부 지역의 해군을 겨냥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됐다. 미 본토에서 출격한 B-2 전략폭격기도 이란 지하시설에 정밀한 ‘관통 탄약’을 투하했다고 덧붙였다.
케인 의장은 “미 육군과 해군, 해병대, 공군, 우주군, 해안경비대 등이 이스라엘군과 함께 벌이는 이번 작전은 규모뿐 아니라 합동 통합 수준에서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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