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37년 만에 명칭 바꾸나…교직원을 교사로?

이우연 기자 2026. 3.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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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을 ‘교원’이나 ‘교사’로 변경 추진
3일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교조 제공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놓여 있는 어려움을 푸는 것이 교육 문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단초라고 본다. 그 때문에 가입 대상을 분명하게 하는 노동조합 명칭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교조 명칭 변경 추진을 공식화했다. 올해 내부 토론과 투표를 거쳐 명칭 내 ‘교직원’을 ‘교원’이나 ‘교사’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명칭이 바뀌면 창립 37년 만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에 제1노조 지위를 내준 상황에서 조합원을 끌어오기 위해 ‘교사만의 노조’임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자칫 전교조만의 차별성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전교조는 지난달 28일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의결된 2026년 사업계획에 명칭 변경 추진을 포함했다. 이한섭 전교조 정책실장은 추진 이유에 대해 “교원노조법상 교원으로 (가입 대상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이후 조합원이 교사로 한정됐지만, 교육 노동자를 포괄하겠다는 상징성에서 ‘교직원’ 명칭을 유지해왔다. 전교조 지도부는 전국 지부·지회별 토론회, 임시대의원대회 등을 거친 뒤 9월 조합원 총투표로 새 명칭을 확정한다.

명칭 변경 추진 배경에는 전교조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고민이 담겨 있다. ‘참교육’을 내걸고 1989년 출범한 전교조는 오랜 세월 교육 민주화를 이끈 진보 교육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차츰 영향력이 줄더니 한때 10만명에 육박했던 조합원은 현재 4만명대로 떨어졌다. 반면 생활밀착·분권형 노조를 지향하며 2017년 만들어진 교사노조는 20~30대 교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조합원 12만명(시도 단위·학교급별 등 복수집계)을 넘겼다.

이는 최근 몇년간 전교조가 교사 권익 중심 사업에 무게를 둬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날 발표한 전교조의 주요 사업도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 보호를 위한 법 개정 △교사 업무에서 행정사무 분리 △교사 정치기본권 회복 등이다.

전교조 내부에서 명칭 변경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조직 확대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기존 정체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 여론도 압도적이지 않다. 대의원대회에서 명칭 변경을 삭제하자는 수정동의안이 제출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실시한 조합원 조사에서도 찬성은 52%에 그쳤다.

전교조 소속 한 교사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직원’ 명칭에 대한 교사들의 비판을 지도부가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조합원은 “명칭을 바꿀 경우 (기존 정체성이 훼손돼) 전교조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교사는 “(명칭 변경보다) 교육 현장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교원 정원 확보 등을 내세워 제대로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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