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도롱뇽마을 무장애나눔길' 가보니
남동구 만수산 산책길 2.75㎞에 지난달 2.39㎞ 연장…전국 최장
가파른 길·계단 없어 걷기 수월…남녀노소·보행 약자 이용 편리
시민 “유모차도 힘들지 않아요”·“관절에 무리 없어 좋다” 호평

"여기가 원래 울퉁불퉁한 흙길이었어요. 유모차는 아예 못 끌었는데, 오늘 와 보니 이렇게 싹 바뀌었더라고. 나무데크길을 정상까지 이어 놓으니,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어 얼마나 좋아요. "
3일 정오쯤 방문한 인천 남동구 만수산의 도롱뇽마을 무장애나눔길.

지난달 이곳에는 총연장 5.141㎞의 무장애나눔길이 문을 열었다.
기존 만수산 무장애나눔길 2.75㎞에 약 2.39㎞를 추가 연장한 것인데, 무장애나눔길로는 전국에서 가장 길다.
가파른 산길과 계단 없이 만수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산책길이라기에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도롱뇽마을'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곳은 3월부터 5월까지 도롱뇽이 산란을 거친다. 지금도 계곡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롱뇽 알을 찾을 수 있다.


평지가 끝나자, 산 초입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나무데크길이 주욱 이어졌다. 구간별로 경사진 곳이 있긴 했으나, 유모차나 휠체어를 밀기에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만수산 중턱쯤 들어서자,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바람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발소리 사이사이로 추임새처럼 새 지저귀는 소리도 끼어들었다.

주민들은 이곳에 앉아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산을 좋아해 과거 등산을 자주 다녔다는 70대 박종갑씨는 이젠 만수산 무장애길로 자리를 옮겼다.
박씨는 "십수 년 전부터 회전근개파열로 어깨가 아팠는데, 몇 년 전부턴 허리도 무너졌다"며 "등산은 힘들어졌지만, 이곳은 쉽게 산책할 수 있으니 매일 온다. 관절에 무리 없는 게 가장 좋다"고 밝혔다.
70대 심모씨 역시 18살의 노견과 함께 이곳에 나왔다. 관절이 안좋아 오래 걷지 못하는 강아지는 중간중간 유모차를 타고 심씨와 함께 한다.
심씨는 "강아지와 정상까지 올 수 있으니 참 좋다"며 "가끔 와서 바람을 쐬고 가면 시간이 잘간다. 밤에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남동구는 지난 2022년 2월 만수산 무장애길을 조성, 4년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산책길을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이후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2.39㎞를 추가 연장했다.
구 관계자는 "보행 약자가 안전하게 등산할 수 있는 산림형 무장애길을 만들고자 했다.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던 어르신들께서 '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며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무장애길이 주민과 휠체어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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