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현대차·LG, 중동사업 ‘올스톱’… 글로벌 사우스 ‘휘청’

장우진 2026. 3. 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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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전면 중단… 대피·재택 등 조치
UAE·사우디 등 확전 양상 예의 주시
이재용 회장도 직접 현장점검 관심
장기화 시 사업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삼성전자가 작년 5월 중국 소주·상해서 중동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을 위한 ‘2025 삼성 중동 에어솔루션 데이’를 열고 현지 거래선들을 초청했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걸프 지역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글로벌 사우스’(북반구 저위도·남반구 지역 신흥 개발도상국) 전략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사태로 이들 업체들은 현지 영업을 전면 중단했으며, 직원 대피 등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돌발 변수 발생으로 작년말 세웠던 사업 계획을 모두 틀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은 중동 전역에서 영업 등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공식적으로 사업장을 폐쇄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현지 임직원들을 주변국으로 피신시켰으며, LG전자는 현지 임직원들에게 안전 유의를 당부하고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이 사우디·UAE 등 주변국 미군 기지를 향해 즉각 반격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은 현재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중동 주요국에 판매·생산조직을 확대하고 있었다. 우선 삼성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각각 전자제품 판매 법인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두 판매 법인을 중심으로 냉난방공조(HVAC) 등 기업간 거래(B2B) 중심의 중동 지역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중동 사태로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사우디 가전 시장에서 1위 업체로 알려졌으며, 갤럭시 AI나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 아랍어 탑재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 지역에서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생산하고 있다. ‘스타트업 대국’인 이스라엘에는 연구개발(R&D )센터를 두고 있다. 이재용 회장도 직접 2023년 10월 추석 연휴를 맞아 사우디,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둘러볼 만큼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LG전자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연 ‘LG 이노페스트’ 행사서 중동·아프리카 주요 거래선을 초청해 ‘LG 시그니처’ 대용량 세탁기·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경우 두바이에 중아(중동·아프리카) 지역 본사를 두고 있으며, 사우디 리야드에는 중아지역 B2B 헤드쿼터를 두고 있다.

LG전자는 2024년 말 인사에서 알제리 법인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정필원 전 TV해외영업그룹장을 중아지역 대표로 선임하는 등 글로벌 사우스 핵심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달엔 중아지역 헤드쿼터 킥오프를 열고 올해 시작을 알렸으며, 최근엔 UAE 아부다비에서 ‘LG 이노페스트’를 열고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다졌다.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아는 2024년 10월 사우디 제다모터쇼에서 자사 첫 픽업 트럭인 타스만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중동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아가 2024년 10월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브랜드 첫 픽업 ‘더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기아 제공


기아는 올해 중아지역 판매 목표량을 작년보다 10.4% 늘린 25만8000대로 잡았다. 러시아가 포함된 독립국가연합(CSI·23.0%)를 제외하면 아시아·태평양(13.6%) 다음으로 높은 목표 증가폭이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사우디 국부펀드와 합작 생산공장(HMMME)을 건립하고 있다. 또 수소차 수출을 포함해 친환경 모빌리티 협업을 맺는 등 산유국에 ‘친환경 에너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중동 사업은 물론 글로벌 사업 전반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유류비는 물론 물류비 부담도 커질 수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회로를 활용하면 해상 운임이 지금보다 50~80% 상승하고, 운송도 거의 한 달 가까이 지연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이는 우회로를 찾을 경우로, 이번 사태가 걸프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이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4~5주간 지속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가운데, 이란도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법인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대체경로를 검토하고, 거래선과 수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일단은 임직원, 가족들에 대한 안전 조치를 최우선으로 대응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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