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2%대, 대출은 6%대… 벌어지는 예대차에 차주 부담 ‘경고등’

유진아 2026. 3. 3. 18:3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은행 예대금리차 넉 달 만에 반등
대출금리 상승·수신금리 정체 영향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기준금리는 9개월째 연 2.50%에 머물러 있지만 은행권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간격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보인 반면 예금금리는 2%대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은행권을 향한 '이자 장사' 논란도 재점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1.46%포인트(p)로 전월보다 0.17%p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의 반등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만 놓고 보면 흐름은 더 뚜렷하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504%p로 집계됐다. 전월(1.262%p) 대비 0.242%p 확대됐다. 넉 달 연속 축소되던 격차가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예대차 확대는 대출금리 상승과 수신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4.166%에서 올해 1월 4.270%로 0.104%p 상승했다.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2.904%에서 2.766%로 0.138%p 하락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카카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49%p로 상승했고, 케이뱅크는 2.63%p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2.23%p에서 3.60%p로 한 달 새 1.37%p 급등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저축성수신금리는 2.55%에서 2.47%로 하락한 0.08%p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4.78%에서 6.07%로 1.29%p 뛰었다. 수신은 내리고 여신은 오르면서 격차가 급격히 확대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도 맞물려 있다.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일정 범위 안에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없다면 높은 금리로 예금을 유치해 조달 규모를 키울 필요성도 크지 않다. 수신금리는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반면 대출금리는 가산금리와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수준이 유지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셈이다.

시장금리 상승도 대출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04%로 올해 초 2.92%보다 0.12%p 상승했다. 기준금리(2.50%)가 지난해 7월 이후 6차례 연속 동결되는 동안 국고채 금리는 3% 안팎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에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05%p 낮은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약 0.60%p 웃돌고 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은행채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 지표다. 국고채 수익률이 오르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신규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여기에 건전성 부담을 고려한 신용 가산금리까지 더해지면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동결과 무관하게 상방 압력을 받는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65~6.06%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초(3.77~5.95%)와 비교하면 하단은 소폭 낮아졌지만 상단은 6%를 넘어섰다. 신용대출 금리도 3.84~5.46%로, 2월 초(3.79~5.35%) 대비 상단이 상승했다.

반면 12개월 만기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2.85~2.90%(우대금리 기준)로 2월 초와 동일한 수준이다. 대출금리 상단이 오르는 사이 수신금리는 제자리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와 리스크 요인을 반영해 움직이는 반면 예금금리는 규제 환경과 자금 수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조정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예대차 확대가 지속될 경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성과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예금금리를 크게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금리는 조달 비용과 리스크를 반영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