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브레이커, 어디 교복뿐이랴

경북도민일보 2026. 3. 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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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일의 세상 읽기

10년전 어느 주말이었다. 모처럼 가족들과 대구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당시 두 딸들은 고교생과 중학생이었다. 식사 후 동성로를 산책하는데 이날따라 젊은이들이 거리에 가득 차 있었다.

이를 본 아내가 무심결에 한마디 하였다.

"앞으로 이 사람들이 뭘 해먹고 살까?"

큰 딸이 냉큼 "부모님 등골"이라고 답하니까 작은 딸이 받아서 "일곱번째 척추"라고 말했다. 친구들끼리 하는 말을 그냥 전달한 것이다. 학생들도 부모님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후 등골 브레이커라는 단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가의 옷이나 부모의 경제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사달라고 하는 철없는 아이들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에도 나온다고 했다.

이런 등골 브레이커가 최근 다시 언급되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보좌관회의에서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부모들이 '등골 브레이커'라고 얘기하기도 한다"며 "비싸게 받는 게 온당한지,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그런데 등골브레이커로 교복이라니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교복은 모든 학생이 입는 옷으로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서 특별히 사치품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고3 때 교복자율화를 경험했다. 그러나 1. 2학년 때 교복을 입었는데 교복 값이 비싸서 못 입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보다 가난하게 살았기에 부담이 없지는 않았지만 학교에 내는 다른 납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었다. 두 딸에게 사준 교복비도 비싸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요즘은 중고등학생에게 학비와 함께 교복지원비도 나온다고 한다.

당시 교복은 생활복이자 외출복이었다. 교련복과 함께 평상시에도 입고 다녔다. 오히려 사복 부담을 줄여줘 옷 걱정을 덜어준 효과도 있었다.

요즘은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교복을 입고 다니지 않는 것 같다. 대신에 '과잠'이라는 단체로 구입한 옷을 자발적으로 입고 다닌다고 한다. 대학생 뿐 아니라 고등학생들도 입는다고 한다. 제2의 교복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교복 업자들도 마냥 배부르게 폭리를 취하지는 못할 것이다. 교복 시장 자체가 별로 크지 않고 성수기는 어차피 1년에 한번이다. 대량생산도 안 된다. 또한 저출산으로 학생 수도 갈수록 줄고 있다.

업자들간 담합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좁은 시장에서 제살 파먹기 경쟁을 자제하는 경우일 것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가 아니므로 진입장벽도 높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높으신 분이 관심을 가지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대통령의 지적으로 생리대나 밀가루 가격이 떨어진 것이 그 사례이다. 어쨌든 학부모 부담이 줄어들면 다행이다.

진짜 학부모의 등골을 휘게 하는 것은 많다. 월 수백만원의 사교육비가 대표적이다. 원룸 비용도 수도권 대학의 경우 월 80만원까지 한다고 한다. 그나마 이런 비용은 끝이 보인다. 졸업만 시키면 되니까. 성인이 되어도 취업을 못해 부모님께 붙어살아야 하는 캥거루족의 부모들의 등골이 휘어지는 기간이 끝이 없다. 저출산 현상이 고착화 될 수밖에 없다.

2026년도 새학기가 시작되어 학생들은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지금의 대구 시내는 10년 전만큼 젊은이가 많지 않는 것 같다. 저출산과 젊은 층의 수도권 이주 때문이다. 남은 학생들도 졸업 후 예상되는 취업난에 마냥 들떠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신재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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