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관광객 필수 코스된 ‘K-미용실’…외국인 특화 헤어샵까지 등장
이용객 90% 이상 외국인인 미용실도 등장해
가성비에 프리미엄 두피 케어 서비스 '각광'
울쎄라에 헤어컷 결합한 패키지도 인기몰이
영어 능통한 미용사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홍대입구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T미용실은 미용 시술 예약을 네이버나 카카오가 아닌 왓츠앱이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로 받는다. 이 미용실은 체인점이 아닌 한국식 로컬 헤어스테일을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을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T미용실 관계자는 “예약 고객 대부분 외국인”이라며 “내국인보다 소비 여력이 큰 여행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보고, 해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20만원 vs 서울 3만원”
K-뷰티 열풍을 타고 한국식 헤어 미용시술 서비스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 관광 상품과 헤어 시술 체험을 묶어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이 각광받는가 하면 고객 대부분이 외국인인 이른바 ‘K-헤어 특화’ 미용실도 등장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용 시장이 커지면서 영어에 능통한 미용사를 우대하는 채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3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헤어샵, 마사지 등 미용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18.5%로 2019년 3.6%에서 6년 만에 14.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을 관광지로 선택한 요인 1~3순위에 미용 관련 항목을 포함한 비율 역시 2023년 12.3%에서 2024년 14.1%, 지난해 14.6%로 매해 꾸준히 상승했다.
K-팝과 K-드라마를 계기로 한국식 헤어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K-헤어’를 찾는 외국인 고객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K-드라마 속 배우의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 달라는 요청도 많은 편이다. 서울 강남과 홍대, 성수 일대 일부 미용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화된 미용실로 광고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 명동의 한 미용실 관계자는 “현재 예약 고객의 90% 이상 외국인인 상태”라며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예 외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용 시술비가 외국인들을 끌어모으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에서의 미용·케어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가성비 좋은 소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커트에 기본 클리닉만 추가해도 100~20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팁까지 포함하면 30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반면 서울에서는 단순 커트의 경우 3만원 안팎인 데다 프리미엄 두피 마사지와 케어 프로그램을 포함한 패키지 가격도 10만~15만원에 형성돼 있다.

‘울쎄라와 커트’ 결합 패키지 인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헤어 시술이 한국 관광의 필수 코스로 안착하면서 관련 여행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 고객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시술은 두피 마사지와 스케일링 등 케어 프로그램이다. 단순 커트나 염색을 넘어 두피 테라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미용업계 설명이다.
이에 따라 헤어 시술에 피부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수백만원대 고가 여행 상품부터 10만원 미만 저가형 체험 상품까지 K-헤어 관광 상품이 다양화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대상 K-팝 연계 관광 상품을 기획하는 N여행사는 피부과 시술과 헤어 스타일링을 결합한 1박 2일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패키지 일정은 공항 픽업을 시작으로 피부 탄력을 개선하는 울쎄라 시술을 받은 뒤 K-팝 헤어 스타일링 체험을 하고 성수 카페거리 투어로 마무리된다. 이 상품은 호텔 숙박을 포함해 2인 기준 331만원으로 책정됐다. 또 여행 상품 예약 플랫폼 클룩에는 헤어 스타일링 체험 상품이 다수 올라와 있으며 가격은 7만7000원부터 3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미용업계에서는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거나 SNS 관리 능력이 뛰어난 미용사를 유치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내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에 있는 미용실들은 채용 때 영어 응대 가능자를 우대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서울 청담동의 한 미용실은 채용 공고에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과외를 지원한다’며 구직자들의 관심을 끄는 경우도 있었다.
SNS를 통해 고객을 직접 유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미용사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직접 예약을 받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팔로워가 많은 미용사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됐다. 일부 미용실은 미용사들을 대상으로 SNS 마케팅 교육을 진행하며 ‘해외 고객 유치 전략’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추세다.
한 미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미용 브랜드 준오헤어가 사모펀드 블랙스톤에 인수됐을 정도로 K-헤어 산업이 단순 미용업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되고 있다”며 “K-헤어가 해외 진출과 글로벌 브랜드화도 점차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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