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사우디 공략 나선 네이버, 중동 사태에 '발동동'

김미현 2026. 3. 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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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타격으로 네옴시티·뉴 무라바·슈퍼앱 등 사업 전망 불투명
네이버가 중동 진출을 위해 수주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사업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사진은 네옴시티 '더라인'의 모습. /사진=네옴시티
네이버가 '제2의 중동 붐'을 기치로 내걸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트윈 및 스마트시티 사업이 '이란 사태'라는 대외적 악재를 맞았다. 지난해 한 차례 사업 축소를 겪은 데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네이버가 공들여온 중동 사업이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2023년 10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1억달러(1466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조성되는 친환경 에너지 자급자족 도시로 면적이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2만6500km²다. 공식 사업비는 약 5000억달러(733조원)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를 포함해 메디나·제다·담맘·메카 등 주요 도시에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네이버는 대규모 도시 단위 디지털 트윈 구축 솔루션 '어라이크(ALIKE)' 기술을 통해 도시의 3D 모델, 로드레이아웃, HD맵 등 핵심 데이터들을 통합 제작해왔다. 메카·메디나·제다 3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지난해 6월 구축을 완료했고 리야드와 담맘의 추가 작업을 앞두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 격화로 사우디 주요 인프라에 대한 위협이 가시화되며 현지 작업 인력의 안전과 물류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소재 미국 대사관이 드론 두 대의 공격을 받았고 사우디 최대 정유시설인 라스 타누라 정유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외교부는 지난 2일 전쟁 확산 우려에 따라 사우디에 여행 경보인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네이버가 공들였던 중동 시장 진출 사업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맞이했다. 그래픽은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용화면 중 홍수 시뮬레이션. /그래픽=네이버랩스
중동 정세 악화로 사우디 사업 추진이 제약을 받게 되면서 '오일 머니' 확보에 주력해온 네이버의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미래형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뉴 무라바(New Murabba)'와 로봇·공간지능·스마트 시티 분야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뉴 무라바는 리야드 중심에 15km² 규모로 조성 중인 도시로 사우디 '비전 2030'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

연내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이던 '슈퍼앱 프로젝트'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지난해 전략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NAVER Innovation)'을 현지에 설립했다. 이 곳에서 사우디 생활 전반을 돕는 지도 기반 슈퍼앱의 구축·운영,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 국립 과학기술연구기관인 킹 압둘라지즈 과학기술도시(KACST)와 아랍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사우디 정부의 사업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성신양회는 2023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가동했으나 1년 6개월 만에 가동을 중단하고 현지 인력을 일부 철수시켰다. 네옴시티 완공이 지연됨에 따라 네이버의 기술력도 투입이 밀린 상태다.
사우디 정부가 2030년 리야드 엑스포와 2034년 월드컵 준비에 집중하면서 네옴시티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옴시티의 핵심인 선형 도시 '더 라인(The Line)'은 당초 170km 구간에 150만명 거주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 재정 압박으로 인해 2030년까지 완공 가능한 구간을 2.4km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고 입주 예상 인구도 30만명 미만으로 낮추는 등 사업 계획이 전면 수정된 상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우디 현지 사업은 계약된 일정에 따라 진행 중"이라며 "지정학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사업 철회나 변경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미현 기자 m222h@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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