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만땅이요!” 기름값 오른다…이란 전쟁, 너도 나도 주유 북새통 [세상&]

이영기 2026. 3. 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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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이요."

3일 오전 헤럴드경제가 찾은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만난 운전자들 사이에는 '더 오르기 전에 채워두자'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를 찾은 직장인 박재영(34) 씨는 "중동 상황 뉴스를 보고 출근길에 급하게 주유소를 찾아왔다"며 "부담되지만 당분간 더 오를까 봐 오늘은 가득 넣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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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교전에 국내 유가 긴장
최저 주유소 찾아 출근길 주유 ‘러시’
은평구서 서대문 주유소 찾아오기도
“일단 가득 주세요” “4000ℓ 더 나가”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주유소. 중동 교전으로 인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근 최저가라는 소식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출근 시간 내내 끊이지 않았다.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전새날 기자] “가득이요.”

3일 오전 헤럴드경제가 찾은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만난 운전자들 사이에는 ‘더 오르기 전에 채워두자’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삼일절 연휴 사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 분쟁’이 불거지면서다. 3월의 출근 첫날 운전자들은 인근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미리 주유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리터(ℓ)당 2000원을 넘기는 주유소를 피해서 인근에 있는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 출근길에 기름을 채우는 ‘러시’도 이어졌다. 휘발유나 경우 가격이 서서히 더 오를 거란 판단에 “가득이요”를 외치는 운전자들도 여럿 보였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를 찾은 직장인 박재영(34) 씨는 “중동 상황 뉴스를 보고 출근길에 급하게 주유소를 찾아왔다”며 “부담되지만 당분간 더 오를까 봐 오늘은 가득 넣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주유소. 주유하려는 차들이 정차해 있다. 전새날 기자.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날 기준 휘발유를 ℓ당 1633원에 판매하는 서대문구의 한 셀프 주유소에는 10분 사이에만 10대에 달하는 차량이 몰리며 줄이 이어졌다. 은평구 등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온 손님으로 붐볐다. 은평구에서 온 심모(63) 씨는 “원래 넣은지 얼마 안 돼서 일주일 후에 넣으면 되는데 중동에서 전쟁 났다고 해서 왔다”며 “3만원 정도 넣긴 했는데 이래도 몇백원 아낀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곳에서 대형 수입차에 주유하던 김모(55) 씨는 “차가 기름을 많이 먹으니 기름값에 민감하다. 그렇다 보니 기름값 한번 오르면 체감이 확 된다”며 “(조금이라도) 쌀 때 미리 넣자고 들렸다”고 말했다.

주유소 소비 물량도 들썩이고 있다. 서대문구 최저가 주유소의 소장은 “최근엔 하루 평균 드럼통 20개(4000ℓ)는 더 나가는 거 같다”며 “향후 30~40원 인상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보다 소비자가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앞으로 더 몰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격을 내리지 못하는 주유소는 평소보다 더 울상 지을 수밖에 없었다. ℓ당 2295원에 팔던 용산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요즘은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를 더 꼼꼼히 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으로 몰린다”며 “우리처럼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은 곳은 오히려 손님이 줄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의 한 주유소. 주유를 위해 차량이 정차해있다. 이영기 기자.

해당 주유소를 찾은 김모(41) 씨는 “회사와 계약된 주유소라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개인 차량이었다면 가격이 부담돼 다른 곳을 갔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운송업 종사자는 더 민감한 분위기였다.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하는 김모(33) 씨는 “일을 하려면 하루 종일 운행해야 하는데 기름값이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며 “요즘은 몇십 원 차이에도 민감해져서 그나마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국내 유가에 반영되기까지 시차는 통상 2~3주쯤 발생한다. 하지만 벌써 기름값이 오르자 소비자들의 우려는 더 커진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시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28일부터 오름세다. 지난 28일 ℓ당 1750원이었던 서울 휘발유 가격은 3일 오전 기준 1775원으로 치솟았다. 사흘 만에 25원이 비싸졌다.

유가 상승 우려는 한시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전쟁 상황에 따라 변수가 큰 만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로선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하기보다는 80~90달러 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고 있지만 장기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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