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특혜’ 설악산 케이블카 독점 깨질까…“설악산 훼손해 번 돈, 사회 환원하라”

반기웅 기자 2026. 3. 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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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경향DB

민간 사업자가 54년간 독점해온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사업권 재허가 심사을 앞두고, 환경단체가 업체에 사회 환원과 훼손된 생태를 복원할 것을 촉구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국시모)은 3일 국립공원의 날을 맞아 논평을 내고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는 공공 자산을 특정 일가가 사유화한 명백한 특혜”라며 “이익은 개인이 취하고 생태 훼손의 책임은 국민에게 떠넘기는 비정상적 구조를 끝내야 한다”고 했다.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고 한병기씨가 1970년 설악관광주식회사(현 동효)를 설립한 뒤 사업권을 받아 1971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기한이 없는 ‘영구 면허’ 형태로 운영되며, 54년 동안 지분과 경영권이 대물림돼 왔다.

공공 자원인 설악산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환경부담금 등 별도의 공원 관리 비용은 부담하지 않았다. 국시모에 따르면 동효의 2024년 매출액은 약 142억원, 영업이익률은 36%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만 300억원으로 지난 54년간 거둬들인 순이익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카 사업 등 궤도사업의 허가 유효기간을 20년으로 제한하고, 기간 만료 시 재허가를 받도록 한 궤도운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동효를 비롯한 기존 케이블카 사업자들도 2년 내 재허가 심사를 받게 됐다.

국시모는 “동효의 막대한 흑자는 기업 역량이 아닌 국립공원 설악산의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재허가 신청에 앞서 과거 수익과 주주 배당 내역을 공개하고, 사회 환원 계획을 구속력 있는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설악산을 훼손한 당사자로서 생태 복원 책임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국시모는 “훼손 원인 제공자가 복구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정상부 훼손지 복원 비용 전액 부담, 1일 탑승객 상한제 도입, 정기적인 생태 휴식제 시행 등 그동안 시민사회가 요구해 온 사항들을 이행하라”고 했다.

그동안 미흡했던 지역 주민과의 상생 방안 마련도 요구했다.

국시모는 “개정 궤도운송법은 지자체에 공익적 조건을 부과할 포괄적 권한을 부여했다”며 “수익금 일부의 지역사회 환원 의무화, 지역 주민 최우선 고용, 대안 교통체계 마련, 환경 보전 기금 납부 등 실질적 상생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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