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붕괴, 저출산, 고독사…일본의 과거에서 배우는 생존 매뉴얼, 도서 『최소 불행 사회』外 [Book]

2026. 3. 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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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불행 사회’. 고도성장의 상징이던 일본이 버블 붕괴 이후 20년 만에 내놓은 이 슬로건은, 사치와 호화로움의 시대가 한낱 신기루였음을 인정하는 고백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작가 홍선기는 한반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을 반면교사 삼는다면
『최소 불행 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프 펴냄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는 2010년 취임 직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인 국가 슬로건을 내걸었다. 성장도 희망도 아닌 ‘최소 불행 사회’. 장기 불황이 이어지며 자살자가 매년 3만 명을 넘어서던 시기, 최소한의 파국만이라도 막아보겠다는 선택이었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작가 홍선기는 한반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일본을 71차례 오갔다. 이 책은 일본의 장기침체를 되짚는 데서 출발해, 그 징후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짚고, 나아가 제도적 해법과 개인의 생존 전략까지 제시한다.

특히 통계와 보고서보다 저자가 직접 만나고 대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책 전반을 이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1세 프리터 청년과의 대화, 도쿄 변두리에서 만난 계약직 노동자, 지방 소멸 마을의 고령자까지. 장기침체는 거시경제의 언어가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로 전달된다. 책은 출산율 0.72명, 가계부채 GDP 대비 200.8% 등의 수치를 통해 한국 사회의 지표를 일본의 과거와 비교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이야기한다.

피지컬 AI 시대 한국이 살아남는 방법
『피지컬 AI 메가 트렌드』
최홍섭·원미르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피지컬 AI’가 대세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장치에 인간의 언어와 지각 능력의 결정체인 ‘상식’을 탑재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돕는 AI를 의미한다. 어린아이가 가정, 학교, 사회를 거쳐 세상의 상식을 터득해가듯 피지컬 AI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며 진화해 간다.

한국의 피지컬 AI 기업 ‘마음 AI’ 경영진이 펴낸 이 책은 모라벡의 역설을 뒤흔드는 피지컬 AI의 현주소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피지컬 AI 시장은 향후 50조 달러(약 7경 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테슬라, 구글, 오픈AI,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을 앞세우고 있고 중국은 피지컬 AI 밸류체인 자립을 목표로 국가적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제조업 역량을 이유로 미래를 긍정한다. 막대한 자본으로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극대화하는 생성형 AI 전쟁과 달리, 피지컬 AI 구현엔 정밀 엔지니어링과 부품 집적 능력, 고도의 제조 공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피지컬 AI를 둘러싼 글로벌 밸류체인과 기술 생태계 분석을 통해 제조 강국인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을 제시한다.

[ 송경은(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9호(26.03.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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