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 미분양 6000가구 쌓였던 평택, 2000가구대 감소

한때 6000가구가 넘는 적체량으로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 평택의 미분양 물량이 1년 새 절반 이상 줄어들며 2000가구대로 내려왔다. 공급 부담이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이다.
3일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평택의 전체 미분양 물량은 2942가구로 집계됐다. 전월(3292가구) 대비 10.6% 감소했고, 전년 동기(6438가구)와 비교하면 54.3%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평택은 2024년 11월 30일(2497가구)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2000가구대를 기록했다.
평택 미분양은 2025년 1월 6438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868가구 △3월 5281가구 △4월 4855가구 △5월 4442가구 △6월 3996가구로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이후 3000가구 후반~4000가구 초반대에서 보합 흐름을 이어왔지만, 올해 들어 다시 감소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감소세는 브레인시티 내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브레인시티 푸르지오(1990가구)’는 지난해 12월 미분양 462가구에서 1월 365가구로 14.1% 줄었고,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889가구)’도 191가구에서 108가구로 43.5% 감소했다. 특정 권역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다.

앞서 평택은 2024년 공급 물량이 누적되며 미분양 적체가 심화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한 고덕국제신도시와 브레인시티 등 대규모 택지지구에서 분양이 집중된 가운데, 지역 핵심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며 기대 수요가 위축됐다. 산업 성장 기대감에 선반영됐던 수요도 빠르게 후퇴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5공장(P5) 공사를 일부 중단하거나 지연하면서 산업 기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누적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브레인시티 일부 단지에서는 청약 미달이 발생하는 등 신규 분양 시장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분위기 전환의 계기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P5 공사 재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대규모 고용 창출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현재 평택캠퍼스 일대에서는 기반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입주가 예정된 브레인시티 일대를 중심으로 기대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도 장기 성장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역 내 선호도 격차에 따른 ‘선별적 회복’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투자 재개와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본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며 “구도심과 신흥 주거지 간 선호도 차이가 뚜렷한 지역일수록 미분양 소진이 특정 권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