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 다른 이란…통제 불능 장기전도 부담, 미 지상군 투입 회의적

김원철 기자 2026. 3. 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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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력 구성과 정치적·법적 부담을 고려하면 미국의 지상군 파병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 해군 자료를 보면 현재 이란 인근에는 항공모함 2척과 16척의 수상전투함 등 대규모 함대가 집결해 있다.

이란은 인구와 영토, 군사력 면에서 과거 미국이 상대했던 이라크나 시리아와는 상당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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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각)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F/A-18E 슈퍼 호넷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력 구성과 정치적·법적 부담을 고려하면 미국의 지상군 파병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실행 계획이라기보다 압박 수단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중동 지역에 전개된 미군 전력은 압도적이지만, 철저히 해·공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 해군 자료를 보면 현재 이란 인근에는 항공모함 2척과 16척의 수상전투함 등 대규모 함대가 집결해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개전 당시 5개 항모전단이 투입된 이후 최대 수준의 해상 전력이지만, 상륙함과 해병대, 특수작전부대, 장기 공중작전을 뒷받침할 병참 역량은 거의 전개되지 않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크 캔시언 선임고문과 크리스 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 전력은 징벌적 공습을 하기엔 충분하지만, 1991년 걸프전이나 2003년 이라크전에서와 같은 대규모 지상전을 수행하기에는 해병대와 특수작전부대, 이를 뒷받침할 병참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막강한 체급도 지상군 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란은 인구와 영토, 군사력 면에서 과거 미국이 상대했던 이라크나 시리아와는 상당히 다르다. 인구 9300만명, 면적164만㎢인 이란은 이라크보다 면적은 3~4배, 인구는 2배 이상 많다. 지상군 투입시 점령·통제해야 할 공간과 전선이 광활해, 주둔 병력과 병참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미 합참 내부에서도 지상군 투입에 나설 경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고, 아프가니스탄·이라크처럼 통제 불능의 장기전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미국의 장기전 능력도 과거보다 쇠퇴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방어용 무기, 즉 요격미사일의 재고 부족이다. 찰스 왈드 전 미 유럽사령부 부사령관은 폭스뉴스에 “공격용 재래식 탄약은 보충이 가능하지만, 패트리엇, 에스엠(SM)-3, 이스라엘의 애로우 시스템 같은 방어용 무기는 언제나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 당시 미군은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불과 며칠 사이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요격미사일 150발 이상을 소모했다. 미군이 전 세계에 비축한 분량의 약 4분의 1에 달했다.

소모 속도와 비교하면 생산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미국의 연간 패트리엇 PAC-3 MSE 생산량은 600~650발 수준이며, 사드 요격미사일의 경우 직전 회계연도 구매량이 11발, 올해 회계연도 배정분도 12발에 불과하다. 이란이 현재와 같은 수준의 미사일 포격을 며칠만 지속하면 미군의 요격미사일 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한국에 배치된 패트리엇·사드 등 주한미군의 방공 자산이 전용될 가능성도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세스 존스 방어·안보부문 소장은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알(NPR)과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이스라엘도 미국도 몇 주에서 수개월에 걸친 전쟁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공세·방어용 탄약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일관되게 ‘무모한 정권교체 전쟁 반대’, ‘끝없는 전쟁 종식’을 내세워 자신을 ‘전쟁을 끝내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내 여론과 의회의 움직임도 호의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사전 승인 없이 대규모 군사행동에 나서는 관행을 문제 삼으며, 전쟁권한법 등을 통해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기존 외교 규범이나 상식을 무시하며 노골적으로 자국 이익을 추구해 온 그의 행태에 비춰보면,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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