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BTS 손잡고 광화문 뜬다...'라이브 승부수' 왜? [엔터코노미]
이해정 기자 2026. 3. 3. 15:46

구독자 3억명을 보유한 전 세계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가 하이브 대표 IP 방탄소년단(BTS) 컴백 라이브 무대를 단독 생중계한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전 세계로 송출하는 최초의 라이브 이벤트로,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방탄소년단의 컴백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오는 21일 오후 8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약 1시간 동안 개최되는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을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단독 생중계한다.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고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하는 자리인 데다, 20일 발매되는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타이틀곡을 포함한 신곡 무대를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게다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야외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역대급 인파와 함께 대중문화계에 적잖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중계 연출은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와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 마돈나 공연 등을 맡아온 해미시 해밀턴 감독이 참여한다. 넷플릭스는 무대 위 움직임과 감정선까지 따라가는 연출을 통해 기존 콘서트 중계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라이브 공연 시청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와 방탄소년단의 만남은 그 자체로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애초 라이브 스트리밍은 내로라하는 OTT 플랫폼들도 "잘하면 본전"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기술적 난도가 높은 영역인 데다, 광화문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술적 안정성과 안전 관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이번 공연 생중계에 나선 배경에는 분명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가장 큰 배경은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전략이 단순 큐레이션에서 라이브 콘텐츠로 넘어간 데에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1월1일부터 프로레슬링 WWE(미국 프로레슬링)의 모든 주간 및 프리미엄 경기를 스트리밍하고 있으며, 미국 내 MLB(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중계권, 일본 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중계권도 확보했다. 지난해엔 자사 시리즈와 영화의 글로벌 팬덤을 기념하는 쇼인 'Tudum 2025'을 생중계하며 라이브 이벤트 역량을 시험했다.
이는 2018년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립자 겸 전 CEO가 "라이브 콘텐츠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던 시기와는 분명히 다른 행보다. 실제로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는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형 라이브 이벤트에 집중할 것이다. 화제성과 신규 가입자 유치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유지율에도 강한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브 콘텐츠의 장점은 '동시성'에 있다. 지금 이 순간 놓치면 안 되는 콘텐츠라는 특성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이탈을 줄인다. 공연과 스포츠는 특히 팬덤 결집력이 강해 광고·스폰서십·유료 구독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 결정적인 순간을 놓칠까 봐 하프타임, 이닝·쿼터 사이 나오는 광고를 건너뛰지 않고, 시즌 내내 경기를 챙겨보기 위해 구독을 유지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광고 요금제 확산 흐름 속에서 라이브 콘텐츠가 갖는 상업적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 사랑을 받는 방탄소년단의 컴백 무대를 구독자에게 '선물'한다는 의미도 있다. 내부 관계자는 "'구독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을 줄 것인가'하는 게 우리의 주된 지향점"이라며 "이번 공연 역시 어떻게 하면 선물처럼 다가갈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와 고민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무리 라이브 콘텐츠 기조가 확대됐다고 하더라도 실내에 비해 통제되지 않는 야외 공간에서, 방탄소년단이라는 초대형 IP의 기념비적 공연을 생중계하는 건 넷플릭스에도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 그럼에도 도전장을 내민 건 구독자 중심이라는 방향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ARMY)'가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자로 유입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K콘텐츠에 대한 변치 않는 넷플릭스의 투자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단순한 공연 중계를 넘어, 한국 시장에서의 존재감과 글로벌 라이브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동시에 시험하는 무대가 될 거라는 평가다. 이번 생중계의 성과에 따라 넷플릭스의 라이브 콘텐츠 확대 전략 역시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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