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당한 이란, 걸프국에 보복…미군기지 제공 딜레마
미, 사전 조율 없이 서해 공중 훈련…중국과 대치
"2006년 한미 전략적 유연성 합의 정신 훼손"
주한미군 역외 작전·사전 조율 범위 마련해야
"한국민 의지와 무관한 전쟁 연루 안 돼"
걸프국, 분쟁 당사자 아니다 항변했지만
보복의 지리적 대상은 미군기지 제공국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긴장 고조를 피하고자 수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고 자국 영토가 대이란 공격의 발진 기지로 사용되지 않을 거라고 확인했지만, 이란은 민간과 주거 시설을 겨냥한 군사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 인근 해상에 요격된 이란의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고 있다. 2026. 03. 01 [AFP=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3/552865-A1PVkLX/20260303152251606yfpw.jpg)
미국은 결정하고 때리고 걸프 국가들 맞아
미군기지ㆍ공항ㆍ대사관ㆍ석유 시설 타격
실제로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 공격'이 개시된 토요일인 2월 28일 보복 차원에서 미국 본토 대신, 이들 걸프 국가 내 미군 기지와 공항 등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 미군 기지엔 수천 명의 미군 병력과 다양한 군사 자산에 배치돼 있다. 물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도 공격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이란은 UAE를 향해 137발의 미사일과 209대의 드론을 발사했고, 화염과 연기는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와 초호화 호텔인 부르즈 알 아랍까지 치솟았다. 아부다비 공항에서는 최소 1명이 죽고 7명이 다쳤고, 두바이 공항과 쿠웨이트 공항도 공격받았다. 카타르에도 65발의 미사일과 12대의 드론을 발사했고, 요르단도 대상이었다.
일요일인 1일에도 UAE 두바이, 바레인 수도 마나마,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오만 중부 두쿰 상업항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카타르 국방부에 따르면, 1일 도하 남쪽의 메사이드의 발전소 물탱크와 LNG 주생산지인 북부 라스라판의 에너지 시설이 드론 2대의 공격을 받았다. 또한 중동 최대 정유시설인 아람코가 있는 사우디의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을 타격하려던 드론 2대가 요격됐고, 쿠웨이트 아흐마디 정유시설을 향하던 드론도 격추됐다.
![2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 속에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의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작업들이 위성 사진에 포착되었다. 2026. 03. 02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3/552865-A1PVkLX/20260303152252922wghf.jpg)
걸프국, 분쟁 당사자 아니다 항변했지만
보복의 지리적 대상은 미군기지 제공국
문제는 최근 며칠 걸프 지역에서 전개되는 위험천만한 사태가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걸프 국가들은 미리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 및 이란의 반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공 개방'과 '공격 발진 기지화' 불허 입장을 누차 천명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없는 이란은 그 대신 걸프 국가 내 미군기지 등을 공격한 것이다.
걸프 국가들은 분쟁 당사자가 아니라고 이란에 항변했지만, 자국 영토에 주둔한 미군 자산이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됐다. 걸프 국가의 영토도 전장화된 셈이다. 걸프 국가 내 미군 자산이 이란엔 전쟁 수행 능력의 일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걸프 국가 사례는 '미군 주둔'이 유사시 이란을 억제하는 순기능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란의 최우선 표적이 되고,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리는 역기능도 한다는 점을 깨우쳐 주고 있다.

이란의 걸프 공격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
"한국민 의지와 무관한 전쟁 연루 안 돼"
이 대목에서 2만8500명의 미군 병력과 각종 첨단 군사 장비를 갖춘 주한미군 기지를 제공 중인 대한민국이 이번 걸프 사례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전에 한국 정부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불시에 북한을 폭격한다거나, 대만 문제 등으로 중국과 무력 충돌을 빚었을 때, 북한과 중국이 한국 내의 주한미군 기지들을 일차 타격 대상으로 삼을 것임은 불 보듯 하다. 한국이 그 결정과 무관하다고 항변해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뿐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유연성'과 주한미군의 '독자적' 결정과 작전 문제에 이재명 정부의 더욱 진지하고 확고한 대처가 필요하다. 국내 일각에선 특히 유사시 중국의 일차적 공격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선 차제에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당장은 뭣보다 현실적 대응이 시급하다.

미군, 조율 없이 서해 공중 훈련 강행
"한미 전략적 유연성 합의 정신 훼손"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월 발표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 제2항의 정신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 조항엔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의 이행에 있어서 그것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포함되지 않을 거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라고 명시됐다. 이 합의는 지난해 11월 14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에서도 재확인했다. 이 합의를 근거로 앞으로 주한미군의 역외 작전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역외 작전 수행 때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 절차 등 일정한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이 서해 공역에서 한국과 사전 조율 없이 단독으로 강행한 공중 훈련은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합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주한미군이 중국 견제의 전면에 서게 되고, 그 결과 한국은 의도와 상관없이 '연루의 딜레마' 속으로 더 깊이 끌려들어 갈 것이라는 불안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06년 합의가 전제한 '한국의 동의' 원칙이 유사시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우려를 낳는다"며,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는 곧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축소와 연루 위험 상시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걸프 국가들의 사례는 자국 내 미군과 미군 기지가 '안보'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최우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그래서 뭣보다 중요한 화두는 한국이 그런 한미동맹 구조를 '관리'하는지, 아니면 '갇혀'있는지다.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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