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하룻밤 새 예산 수조원 깎고 보고도 안 해” 이혜훈 청문회로 본 박홍근의 ‘문제 인식’

박광연 기자 2026. 3. 3. 15: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예산 심사 형해화···제대로 바꿔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가 3일 기획처의 국가 미래전략 기획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시절 예산 편성의 주도권을 가진 정부가 국회의 예산 심사권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는 문제의식을 내보였다.

이날 국회 회의록을 보면, 박 내정자는 지난 1월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이혜훈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책 질의를 통해 기획처 역할에 대한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기획처의 역할로 “국가 미래전략 기획 기능”을 강조했다.

재경위 소속으로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인 박 내정자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하는 등 경제·예산 분야에서 의정 활동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출범한 국정기획위원회에서는 기획분과장 및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기획처 조직의 밑그림을 그렸다.

박 내정자는 이날 장관직 지명 이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기획처 기능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국가전략의 새 설계”라며 “국가 대전환을 위한 전략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자 청문회 당시 기재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처로 분리하는 취지에 대해 “그동안 (기획재정부가) 정부 중앙부처의 옥상옥과 상왕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며 “기획 기능이 되게 취약해져서 보완하라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자 이재명 대통령에게 얘기해 “유명무실”했던 기재부 미래전략국 조직을 기획처 미래전략실로 승격시켰다고도 했다.

박 내정자는 미래전략실 내실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존과 같이 쫓아가기에 급급하면 국가의 미래전략 기능이 또 후순위로 밀릴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실제 일은 없고 성과는 없는 방향으로 중심을 잃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기재부 시절 정부의 일방적인 예산 편성으로 국회의 예산 심사가 형해화됐다는 문제의식도 내보였다. 박 내정자는 “저는 예산소위를 많이 해봤고 (예결위) 간사와 위원장도 해보지 않았나. 나중에는 되게 비애감 같은 게 든다”라며 “기재부가 (심사) 마지막에 수조원의 예산을 하룻밤 사이에 깎아서 가져온다. 어디서 깎았는지 보고하지도 않고 저희(의원들)는 본회의장에 가서 책자를 통해 확인한 경우가 왕왕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그러면서 “(국회의) 예산 심사가 형해화된 것”이라며 “국회가 마치 들러리처럼 선 것은 옳지 않다. 이제 제대로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부처별 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자료와 지출 구조조정 내역도 그동안 잘 안 내놨다”라며 “예산 분배 과정이나 중장기 계획 수립 과정도 명확히 공개하는 것을 포함해 국회의 실질적 (심사) 권한을 어떻게 개선할지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국가 재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투명성 제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기초나 특히 광역(지방자치단체) 단위에는 국민참여예산들이 있는데 정부가 이런 데에 되게 인색하지 않았나”라며 “큰 방향과 원칙만 갖지 말고 어떻게 제도화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내정자는 “평가 영역에서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 중 경제성만 너무 높게 본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서울 같은 경우는 지역균형에서 당연히 좋은 점수를 못 얻는다”라고 했다. 그는 “서울이라고 강남권과 비강남권이 같지 않다”며 “SOC 차이가 현격한데 똑같이 서울이라고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박 내정자의 국회의원 지역구는 서울 중랑을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