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돌 맞은 韓증권시장…“코리아 프리미엄, 남은 과제는 ‘질적 도약’”(종합)

신하연 2026. 3. 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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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증권시장 개장 70주년 기념식
코스피, 세계 시총 9위로 성장…상장사 12개→2600여개
“배당 확대·거버넌스 개선은 과제…정책 일관성도 필수”
정은보 “세계 최고 자본시장 목표…글로벌 프리미엄 도약”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피가 올 들어 40% 가량 오르며 6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한국 자본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외형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를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증권시장 개장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동욱 한국상장사회사협의회장, 이강일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 이사장, 정 대표, 민병덕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이동훈 코스닥협회장.
한국거래소는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증권시장 개장 7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한국 자본시장 70년의 성과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올해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가 출범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12개 상장사로 시작했던 증권시장에 현재는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26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최근 코스피는 1월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2월 6000선을 넘어 6300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9위권에 진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수 상승의 의미를 짚는 한편, 시장의 체질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 자본시장 70년의 성과와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지난 40여년간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고, 최근 변동성도 크게 축소됐다”면서도 “다만 배당성향은 대만·일본은 물론 중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상장사들은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주주에게 충분히 설명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과 기업가치 제고 공시 도입 등 제도 변화가 지배구조 개선의 기반이 되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기업과 주주의 소통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상장사의 약 43%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 비중이 시가총액 순위와 무관하게 고르게 분포돼 있다”며 “품질이 좋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선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또 “국내 기업의 컨퍼런스콜 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해 미국과 큰 격차가 있다”며 “IR 일관성과 정보 투명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 확보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한국 증시 보완과제 △외국인 투자 확대 △상장사 경쟁력 강화 △투자자 접근성 강화 △코스닥 저평가 해소 등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에도 위탁 운용사의 책임 활동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위탁사 선정·평가 시 책임투자 활동의 배점을 높이고, 의결권 행사 사유에 대한 투명한 설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하진수 JP모건 대표는 외국인 투자 확대 조건으로 지속적인 거버넌스 개혁과 예측 가능한 정책 일관성을 꼽았다. 그는 “외국인 거래 비중이 30%대 후반까지 올라왔지만, 자본 관리와 배당 정책, 세제 인센티브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영문공시 확대와 정보 접근성 개선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상장사 측에선 규제 환경의 안정성이 강조됐다. 진성훈 코스닥협회 본부장은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구조로 변동성에 취약하다”며 “질적 성장을 위해선 부실기업 퇴출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에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도 “코스닥은 20년간 시총이 20배 늘었지만 지수는 3배 상승에 그쳤다”며 “저수익·부실기업 비중이 지수 상승을 제약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소는 시가총액 요건 강화와 상장폐지 제도 개편 등을 통한 시장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직접 연단에 올라 증시 70년의 의미를 짚었다. 정 이사장은 “지난 7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며 거래시간 연장과 결제주기 단축,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 영문공시 확대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신하연 (summer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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