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사작전'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 총이 아닌 알고리즘으로 싸우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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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최근 세계를 흔든 두 장면이 겹친다. 1월 4일 새벽,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자국 영토에서 미군에 의해 생포됐다. 갑작스러운 생포 보도와 사진에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2월 28일에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테헤란 상공을 가득 메운 연기 속에서 사망했다. 작전은 각각 5시간 35분, 15시간 22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두 작전 모두 미군 측 전사자는 없었다. 그리고 두 작전 모두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활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것은 단순한 군사 작전 이야기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의 속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위대한 분노' 작전, 15시간의 기록
2월 28일 오전 1시 15분(현지시간), '위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이 개시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은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역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했다. 작전의 첫 번째 목표는 이란 수뇌부의 물리적 제거였다.

미군은 EA-18 '그라울러(Growler)' 전자전 항공기를 앞세워 이란의 방공 레이더망을 무력화하고 통신을 교란했다. 이어 정밀 유도 무기로 지하 벙커에서 회의 중이던 하메네이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모하마드 팍푸르를 포함한 이란 군사 수뇌부를 집중 타격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37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이란 국영방송도 이를 확인했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에 주둔한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쏟아냈다. 이란의 보복 공습은 중동 전역으로 파장을 일으켰고,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을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중동에서 벌어진 가장 규모 있는 군사 충돌로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움직였다"
미국 정치·안보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란 공습 당시 미군은 클로드를 정보 분석과 표적 식별, 공격 전 전장 시뮬레이션에 활용했다. 팔란티어 플랫폼이 위성·레이더·드론 데이터를 통합해 작전 계획을 뒷받침하고, 앤트로픽의 AI가 그 위에서 분석을 수행하는 구조다.

클로드의 전략적 가치는 펜타곤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인정됐다. 미국 독립 디지털 매체 악시오스(Axios)가 전한 바에 따르면, 한 펜타곤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그들(앤트로픽)이 필요하고, 지금 당장 필요하다. 그 정도로 뛰어난 모델"이라고 말했다. 클로드는 현재까지 미 국방부의 기밀 시스템에서 사용이 허가된 유일한 AI 모델이었다.
표적 추적의 정밀도 역시 이전과 차원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CIA가 하메네이를 포함한 이란 수뇌부의 집결 장소를 확인한 직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즉각 공격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수개월에 걸친 이동 경로 분석과 패턴 식별이 그 배경에 있었다. 팔란티어의 출발점이 CIA 산하 벤처캐피털의 투자였다는 사실은, 이 회사와 정보기관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되고 깊은지를 보여준다.
철학이 충돌하는 장소
이 모든 일은 앤트로픽과 미국 전쟁부가 격렬하게 충돌하는 와중에 벌어졌다. 앤트로픽은 자사 AI가 미국 시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와 인간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완전 자율 살상 무기에 쓰이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버텼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2월 27일 오후 5시 1분을 최후 시한으로 제시했고, 앤트로픽이 이를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관에 클로드 즉시 사용 중단을 명령했다. 헤그세스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으로 지정하며 "미국의 전사들은 빅테크의 이념적 변덕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공급망 위험' 지정은 통상적으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에 내려지는 극단적 조치다. 대표적 사례가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Huawei)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통해 정보 탈취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2019년 이 기업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 미국 군·정부 기관 및 협력업체들이 화웨이 장비를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에 헤그세스는 그 조치를 미국 본토에서 탄생한 AI 스타트업에 적용했다. 지정 즉시 엔비디아·아마존·구글 등 군과 계약 관계에 있는 모든 업체가 앤트로픽과의 상업적 거래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네소타대 법과대학의 앨런 로젠슈타인 교수는 "공급망 위험 지정은 거의 예외 없이 화웨이 같은 외국 기업에만 적용되던 조치"라며 "미국 기업과의 계약 분쟁에 이 딱지를 붙이는 것은 법이 상정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매체가 전한 바에 따르면, 전직 트럼프 행정부 AI 자문 딘 볼은 X(트위터)에 "이건 기업 살인 시도(attempted corporate murder)나 다름없다"는 글을 올렸다.
아이러니는 그 직후 펼쳐졌다. 트럼프의 선언이 나온 지 몇 시간 뒤, 미군은 이란 공습에 클로드를 그대로 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AI 시스템이 미군 작전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루아침에 운영 체제에서 AI를 들어낼 수 없다는 물리적 현실이, 대통령의 명령보다 강했던 것이다.
'윤리적 AI'의 퇴장
이 갈등의 배경에는 더 큰 흐름이 있다. 앤트로픽 자체의 변화다. AI가 윤리 위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는 전제는, 시장과 국가가 동시에 압박을 가해오는 현실 앞에서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2021년 오픈AI 내부에서 안전성 문제로 탈퇴한 연구자들이 세운 앤트로픽은,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는 AI는 출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2월 24일 공개된 새 책임 확장 정책은 그 핵심 약속을 사실상 삭제했다. 앤트로픽 수석과학책임자 재러드 카플란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사들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상황에서 우리만 일방적으로 멈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호주 디킨대학교의 비앙카 바자리니는 학술 미디어 플랫폼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앤트로픽이 정부와 윤리적 경계선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려 했던 것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의 한 단면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 회사를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한 것은 그 대화 자체를 범죄화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썼다. 영국 퀸메리 런던대학교의 엘케 슈바르츠 교수도 같은 매체에서 "보도자료에서 윤리를 외치는 것은 공짜지만,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에는 언제나 값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이 그 비용을 치르는 동안, 챗GPT(ChatGPT)를 운영하는 오픈AI(OpenAI)는 2월 27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의 챗봇 그록(Grok)은 그보다 나흘 앞선 23일에 각각 미국 전쟁부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가 내건 조건은 '모든 합법적 목적(all lawful purposes)'이었다. 앤트로픽이 대규모 감시와 자율 살상 무기 활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과 달리, 이들은 법이 허용하는 한 어떤 용도에도 AI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성능 면에서는 클로드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펜타곤은 시간을 두고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며 점진적으로 클로드를 대체해나갈 방침이다.
격차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
이번 두 작전이 세계에 던진 충격은 단순히 이란이나 베네수엘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AI가 실제 전장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과거 사담 후세인 제거에는 수년에 걸친 추적 끝에 18시간이 소요됐고,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은 수년간의 정보 축적 이후 2시간 만에 완료됐다. 두 사례 모두 작전 완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예상했던 결과가 드러난 양상이었다.
이번은 다르다. 마두로와 하메네이는 국제 사회가 미국의 직접 타격을 예상하지 못했던 현직 국가 원수들이었다. AI 기반 정보 분석이 실시간으로 표적 위치를 특정하고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선택지가 군사적으로 현실적인 옵션이 된 것이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부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제거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세계 군사력 1위와 2위 사이에 이처럼 극적인 작전 능력 격차가 생긴 전례는 없었다. AI가 그 격차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닐 레닉은 더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AI의 역할이 앞으로도 수많은 분쟁 상황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지금 이 논쟁은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썼다. 국제사회가 군사 AI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가려 애쓰는 사이, 전쟁의 현장에서는 이미 판이 바뀌어 있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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