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기지국 세운다…통신의 룰 바꾼 스타링크 ‘우주 통신’

이소현 2026. 3. 3. 14: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WC 2026] 저궤도 위성이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
스페이스X, '스타링크 모바일' 2500만명 목표
보다폰, 유럽 중심의 거대 위성 연합군 결성
지상망 한계 넘는 ‘우주통신’ 본격화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통신의 경계가 지상을 넘어 우주로 확장됐다. 저궤도 위성이 일반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는 기술이 지상망의 물리적 한계를 지우며 ‘우주 통신’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서 글로벌 통신사들과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위성 네트워크 청사진을 잇달아 제시하며, 지구 곳곳의 ‘통신 음영 지역’이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일(현지시간) MWC26에서 '스타링크와 함께하는 위성-모바일 통신 기술의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스타링크 모바일, 사용자 올해 말 2500만명 확보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탐사 및 로켓 제조 기업인 스페이스X는 2일(현지시간) MWC 2026에서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리브랜딩을 공식화했다. 기존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 서비스를 ‘스타링크 모바일(Starlink Mobile)’로 명명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마이크 니콜스 스페이스X 스타링크 부문 수석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2세대 스타링크 모바일 시스템은 수정되지 않은 일반 휴대폰에 광대역 연결을 제공하는 혁신적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의 장비 없이 일반 스마트폰이 위성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스페이스X는 2026년 말까지 활성 사용자를 2500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스타링크는 1세대 위성 650기를 통해 이용자 1600만 명을 확보한 상태다.

기술적 도약도 예고했다. 2027년 중반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을 통해 발사될 2세대 위성은 1세대 대비 안테나 크기가 5배 커지고 링크 성능은 20배 향상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당 최대 1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니콜스 부사장은 “스타십을 통해 단 6개월 만에 전 세계 연속 커버리지가 가능한 1200기의 위성을 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차세대 위성망 확장을 위해 최대 1만5000기의 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며 우주 통신 패권 장악을 위한 행보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AI와의 결합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연 영상에서는 캘리포니아의 통신 데드존에서 일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AI(그록)로 위치를 파악하고, 시애틀에 있는 지인과 실시간 영상 통화를 연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머스크는 지난달 스페이스X와 자신이 세운 AI 기업 xAI의 합병을 선언했다.

그윈 숏웰(왼쪽)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마이크 니콜스 스페이스X 스타링크 부문 수석부사장이 2일(현지시간) MWC26에서 '스타링크와 함께하는 위성-모바일 통신 기술의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스타링크 독주 막자” 유럽 연합군 결성

스타링크의 독주에 맞서 영국의 보다폰은 유럽 중심의 거대 위성 연합군을 결성했다.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 보다폰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AST 스페이스모바일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유럽 위성 연결 연합(Satellite Connects Europe)’을 출범했다. 오렌지(Orange), 텔레포니카(Telefonica), 티모바일(T-Mobile) 등 유럽 10개 시장을 대표하는 사업자들이 공식 합류했다.

다만 보다폰은 급격한 기술 발전 뒤에 숨은 규제 공백을 우려했다. 마르게리타 CEO는 현재의 우주 통신 시장을 ‘서부 개척 시대’에 비유하며, “기술이 규제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고객 보호를 위한 명확한 국제적 안전 및 보안 규칙 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은 이날 스타링크와 협력해 위성과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다이렉트 투 디바이스(Direct-to-Device)’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개시는 2028년 초로 예정됐으며, 독일을 포함한 유럽 내 10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시작될 계획이다.

마이크 니콜스 스페이스X 스타링크 부문 수석부사장이 2일(현지시간) MWC26에서 '스타링크와 함께하는 위성-모바일 통신 기술의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통신사 대체 아닌 보완”…하이브리드 네트워크 전략

우주 기업과 기존 통신사들은 서로가 ‘경쟁자’가 아닌 ‘보완재’임을 분명히 했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스타링크 모바일은 ‘응급 서비스’로서 생명을 구하는 기술”이라며 “지상망이 사라진 곳에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타링크 모바일은 LA 산불과 일본 지진 당시 긴급 메시지 전송으로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존 스탠키 회장 역시 “업계 주요 사업자들이 함께 협력해 생태계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매우 건강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통신사들도 위성 통신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종식 KT 네트워크연구소장(전무)는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저궤도 위성 사업자와 협력하는 것도 옵션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소현 (atoz@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