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필요하다면 지상군 투입도 가능”···이란 강한 반격에 ‘더 세게’ 나간다

정유진 기자 2026. 3. 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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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공격 시작도 안해···시간은 상관 없다”
장기전·소모전으로 흐를 가능성 더 높아져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아직 강한 공격은 시작도 안 했다. 곧 더 큰 것이 다가올 것”이라며 이란에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을 예고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지상군 투입도 할 수 있다”며, 장기전까지 감수할 의지를 내비쳤다. 이란 정권을 재편할 방법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데다 이란의 반격이 예상보다 강하자,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대신 공격 강도를 끌어올리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군인 유공자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이란 공격을 “4~5주 정도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가 언론에 ‘대통령은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 1~2주 지나면 곧 지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나는 절대 지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군이 지난달 28일 이란 공격을 시작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 나와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까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메시지와 언론과 짧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만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목표 달성을 위해선 확전도 감수할 수 있다는 가장 강한 톤의 메시지였다. 그동안 그는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고, 2∼3일 후 그만둘 수도 있다”며 혼재된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지상군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대통령들은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지상군 투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나는 ‘아마도 필요 없을 것’, (또는) ‘만약 필요하면(보낼 수 있다)’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하고 있는 댄 케인 미 합참의장(오른쪽)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이란 공격 개시 후 57시간 만에 열린 첫 브리핑에서 현재 미 지상군이 이란에 배치됐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앞으로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에 대해 논쟁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뒀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말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크지 않다. 헤그세스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란은 이라크와 다르다. 이란은 ‘끝없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중동의 ‘수렁’에 빠졌던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는 대이란 공격이 애초 예상보다 더 큰 비용을 초래하는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징후로 보인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지역에 추가 병력이 합류 중이며 여기에는 “전술 항공 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에 “아직 강한 공격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큰 파도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대규모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미 연방 의회에 비공개 브리핑을 하고 난 후 취재진에게 “다음 단계는 (이란에) 더 가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군사작전에 더 많은 자원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이란의 반격이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폴리티코의 백익관 출입 기자인 다샤 번스는 이날 팟캐스트에서 “지난 주말 이야기를 나눈 소식통들은 이란의 대응이 예상보다 크고, 강하고, 훨씬 더 광범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은 걸프 국가와 미군 기지에 구형 미사일과 저가 자폭 드론을 날려 요격 미사일을 소진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탄도미사일 165발, 순항미사일 2발, 드론 541대를 발사했으며, UAE는 92%가 넘는 성공률로 이를 요격했다.

문제는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2만 달러짜리 자폭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200만 달러 이상의 미사일을 쏘고 있다는 것이다. 카타르의 경우 요격 미사일 재고가 현재 사용속도로는 4일 치 밖에 남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프랑스24는 “이 때문에 카타르와 UAE 등 걸프 국가들이 미국에 이란 군사작전을 조기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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