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면 산소 나온다? NASA, 달 토양서 뽑아내는 기술 개발···‘유인 기지’ 현실화하나
산소 월면서 조달하면 체류 비용 하락

햇빛으로 달 표면에 깔린 토양을 뜨겁게 달궈 산소를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용화하면 비싼 로켓 운송 비용을 감당하면서 지구에서 미래 달 유인기지를 향해 산소를 공수하지 않아도 된다. 산소를 달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 유인기지 건설 시점을 앞당기고 유지 비용을 낮출 방안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은 ‘레골리스’라고 부르는 가루 형태의 달 표면 토양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레골리스는 질량 절반가량이 산소다. 그런데 산소 대부분은 레골리스 주성분인 ‘규산염’이라는 광물에 화학적으로 강하게 엉켜 있다. 떼어내기 힘들다는 뜻이다. 미래 달 유인기지에서 근무할 우주비행사에게 호흡 등 용도로 공급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지구 실험실에서 방법을 찾아냈다. 특수 집광기로 모은 햇빛으로 열을 생성한 뒤 레골리스를 약 1800도로 달궜다. 그러자 레골리스 속 규산염에서 산소가 분리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번 실험은 달에서 직접 퍼온 레골리스가 아니라 레골리스와 같은 성분의 모의 물질로 이뤄졌지만, 실제 레골리스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의 이번 기술은 월면 유인기지 건설과 운영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짜리 물체를 지구에서 달 표면까지 운송하려면 무려 10억원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다량의 산소를 지구에서 공수하려면 막대한 운송 비용이 소요되고, 이는 달 유인기지 운영에 큰 부담이 된다.
하지만 달 표면에 널린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현지 조달하면 이런 운송 비용이 들지 않는다. 유인기지를 상대적으로 싼값에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 기술을 이용하면 레골리스에서 산소 외 일산화탄소까지 추출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일산화탄소는 메탄 같은 로켓 연료를 생성할 수 있는 기초 물질이다.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까지 달에서 현지 조달할 경우 월면 기지의 운영 비용은 더 낮아진다.
NASA는 2028년 아르테미스 4호를 발사해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킬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대에는 달 유인기지를 운영하면서 광물 자원을 채굴할 방침이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이 기술을 달 표면에서 운영하면 인간의 장기체류 때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화성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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