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전쟁 같은 사랑 , 집착광공 도파민...영화 ‘폭풍의 언덕’

이승연 시티라이프 기자(lee.seungyeon@mk.co.kr) 2026. 3. 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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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와 만난 막장 고전극’, ‘폭풍의 50가지 그림자’라는 네티즌 반응을 얻기도 한 영화 ‘폭풍의 언덕’. 강렬한 고감도 시대극이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 요즘 가장 핫한 제이콥 엘로디와 어떤 캐릭터든 ‘맑눈광’으로 만드는 마고 로비가 주연을 맡았다.
황량한 요크셔의 외딴 저택 ‘폭풍의 언덕’에 고아 소년 ‘히스클리프’(오언 쿠퍼)가 들어온다. 주인의 딸 ‘캐시’(플로렌스 헌트)와 히스클리프는 마치 하나의 영혼을 나눈 것처럼 서로에게 빠져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신분과 현실의 두터운 벽은 두 사람 사이를 잔인하게 갈라놓는다.

결국, 어른이 된 캐시(마고 로비)가 옆집 대부호에게 청혼을 받자 히스클리프(제이콥 엘로디)는 자취를 감춰버리고, 5년 후 남의 아내가 된 캐시 앞에 나타난다. ‘폭풍의 언덕’의 새 주인이 된 히스클리프는 이후 캐시의 시누이인 이사벨라와 결혼, 캐시의 삶을 거침없이 뒤흔들기 시작한다.

1847년 출간 당시 ‘악마의 소설’로 불렸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 마고 로비, 제이콥 엘로디 주연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첫 장면의 사형 신부터 죽음과 섹스를 연결시키는 감독은 소유욕과 광기, 경멸, 질투, 애증 등 다양한 감정선을 쫓아가며 영화를 보게 만든다.

영화 ‘폭풍의 언덕’ 스틸컷
안정과 사랑을 동시에 원하는 캐시, 자신을 상처 입히면서까지 상대를 가지려 하는 히스클리프. 거칠고 야성적인 사랑이 사라진 요즘, 관객들은 서로를 갉아먹고 자신을 태워버릴지도 모르는 위험한 사랑에 탐닉하는 주인공들을 불안하지만 선망하는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바빌론’, ‘바비’ 등에서 매혹적인 연기를 선사한 마고 로비가 ‘캐시’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친구로 지내던 히스클리프의 존재에 눈을 뜬 후, 신분 차이와 오랜 공백 사이 참아온 감정이 폭발하는 신에선 그녀만의 강렬한 에너지를 선보인다.

‘키싱부스’, ‘유포리아’, ‘프랑켄슈타인’을 거쳐 전지구적인 스타덤에 오른 제이콥 엘로디가 ‘히스클리프’로 분해 자존심과 사랑 사이에서 서로를 상처 입히는 연인을 연기한다. 연기 데뷔작 ‘소년의 시간’으로 에미상과 골든 글로브를 휩쓴 오언 쿠퍼가 제이콥 엘로디의 아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영화 ‘폭풍의 언덕’ 스틸컷
어릴 적 캐서린과 가장 친했지만 그 자리를 히스클리프에게 뺏긴 ‘넬리’(홍 차우)는 조력자와 방해자 사이에서 애증에 칼날에 선 채 둘을 비극으로 내모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캐시의 피부 질감을 인쇄한 침실 벽면, 실제의 12분의 1로 축소한 인형의 집, 각종 동물과 음식이 의미하는 상징들은 감독이 원한 디테일을 짐작케 한다. 오락거리가 된 사형 쇼, 가학적인 섹스 신들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모던하게 바뀐 의복들과 빈티지 주얼리를 보는 재미, 빅토리아 시대 배경을 마치 뮤직 비디오처럼 만드는 찰리 XCX의 현대적인 팝 음악은 분명 영화에 MTV스러운 활력을 더한다.

3대에 걸친 서사와 함께 감정의 깊이에 집중한 원작의 팬이라면 이 강렬한 사랑에 대한 집착극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붉은 망토와 강렬한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폭풍이 치는 언덕을 내달리는 모습,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마지막과 황량한 영국 북부 요크셔의 거친 땅과 함께 오래 기억에 남는다. 러닝타임 2시간 16분.

[ 최재민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0호(26.03.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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