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시나리오…① 이란 항복 ②협상 재개 ③전쟁 장기화 [중동發 퍼펙트스톰]

서지연 2026. 3. 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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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전쟁 향후 전망
①이란 잇단 보복·결사항전 의지에도
핵심시설 초토화땐 백기투항 가능성
②하메네이 사망 이후 권력공백 국면
임시지도부, 조건부 핵포기협상 부상
③美 지상군 투입땐 ‘중동전쟁’ 비화
탄약고갈 등 물량전·美여론도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등 이란에 대한 대규모 추가공격을 시사한 가운데,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과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맞불 교전이 3일(현지시간) 나흘째에 접어들며 양측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상전 투입 등 4주 이상 장기전을 시사하는 가운데, 사태는 ①이란의 항복 ②협상 재개③장기전이라는 세 갈림길 위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에 대해 복수를 다짐하며 “우리는 아직 강한 공격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해 추가 공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2일 백악관에서 “처음에는 4~5주를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길게 이어갈 역량도 갖추고 있다. 나는 지상군에 관한 울렁증은 없다”며 필요 시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①이란의 항복=이란 사태 전개 가능성 가운데 첫 번째는 이란의 전면 항복이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장대한 분노’ 작전의 목표로 ▷이란의 미사일 능력 파괴 ▷해군 전력 격멸 ▷핵무기 보유 차단 ▷역외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행동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경우, 이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대리세력 지원을 포기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 가운데 해군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란 공격을 통해 이란 해군 함정 9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이란 해군 함정 9척을 파괴해 격침했으며 그중 일부는 비교적 규모가 크고 중요한 함정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나머지 함정들도 계속 공격하고 있으며 그것들도 곧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게 될 것”이라며 “또 다른 공격에서는 이란 해군 본부를 대부분 파괴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는 마두로 대통령을 구속한 지난 1월 미국의 베네수엘라 작전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군사력을 다시 과세한 것”이라며 “이란의 저항 기세를 뒤흔들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이란은 보복을 이어가며 결사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주요 도시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보복 공습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란은 미사일 운용 방식을 바꿔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에 있는 목표물들을 상대로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해 보복공습을 가하고 있다.

②핵협상 재개=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임시 지도부와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대화를 원했고, 나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요구해온 핵 포기 문제를 포함한 협상 재개에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란 군사·안보 총괄권을 가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재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게시글을 통해 “트럼프의 망상적 환상이 이 지역을 카오스에 빠뜨렸다”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정권 교체 가능성도 거론해 왔지만, 미국이 시아파 이슬람을 기반으로 한 이란 신정체제를 해체하고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시키는 것을 직접 목표로 삼고 있다는 관측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미군은 오랫동안 “외국 문화를 바꾸거나 총을 겨누어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이 임무는 아니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통해 현 체제를 완전히 붕괴시키기보다는, 기존 권력 구조 일부를 유지한 채 핵·미사일 포기를 끌어내는 방식의 ‘조건부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면적인 체제 해체가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는 선에서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③전쟁 장기화=세 번째는 장기전이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이란 군 병력은 약 61만명으로 평가된다. 공군력에서는 이스라엘이 우위를 점하지만, 이란은 대규모 지상 병력과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양측 모두 피해가 누적되며 ‘미션 크리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핵심 변수는 이슬람혁명수비대다. 미 외교협회(CFR)의 린다 로빈슨 선임연구원은 “하메네이 제거가 정권 교체와 동의어는 아니다. 혁명수비대가 바로 그 체제”라며 “공습만으로 정권을 바꿀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지상군 투입 시 미군 인명 피해 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여기에 ‘물량전’ 변수도 부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충돌 이후 이란 미사일 약 200기가 파괴됐고, 수십 기는 사용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 알마센터는 전쟁 개시 전 이란의 가동 가능 이동식 발사대를 약 100기로 추산했다. 이란이 중거리탄도미사일 약 20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가용 물량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장기전이 될 경우 미국도 재고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통상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1기를 요격하려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3기가 필요하다. 개전 직전 FT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12일 전쟁’에서 최대 150발의 사드 미사일을 소진했다”며 전쟁 장기화시 미사일 부족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부 여론도 변수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는 대이란 공격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는 데에는 60%가 반대했고, 찬성은 12%에 그쳤다. 전쟁 비용과 추가 사망자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민의 봉기와 이란 병력의 투항을 거듭 촉구하는 것도 미군의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조기에 전쟁을 매듭짓고자 하는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사자가 늘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충돌이 단기간에 끝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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