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산동 산수유마을 샛노란 '꽃등' 밝힌다

고공석 2026. 3. 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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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일 꽃축제 꽃피는 산골
-꽃망울 '토옥톡'화사한 꽃웃음
-반곡마을일대 꽃담길 풍경최고
-산수유사랑공원-문화관도 북적
산동애가 노래비.

봄볕 좋은 지리산자락, 해마다 3월이면 찬란한 봄바람이 분다. 그 바람이 머무는 구례군 산동 산수유마을마다 샛노란 꽃등이 불 밝힌다. 굽이진 돌담길, 햇살 좋은 시냇가며 언덕배기, 기지개 켠 논밭마다 산수유 꽃향기가 “살랑~살랑~” 코끝을 훑는다.

봄 햇살에 화들짝 놀란 산수유 꽃망울이 하나 둘씩 졸린 눈을 부빈다. “토오톡, 톡톡” 웃음꽃을 터뜨린다. 봄볕 닮은 산수유꽃이 손 내민다. 이곳저곳 봄바람 따라 황금빛 봄처녀가 화사한 꽃미소를 건넨다. 이끼 낀 정겨운 돌담길, 다닥다닥 다락논 둑길, 옹기종기 장독대 옆에도 봄 닮은 노란 미소로 빼곡하다.

줄달음치는 봄. 그 봄을 좇아 산수유 꽃물결이 달겨든다. 반곡마을, 평촌마을, 상위마을, 하위마을, 상관마을, 원좌마을, 현천마을, 달전마을, 산동면 일대가 온통 노오란 꽃세상이다. 꽃피는 산골, 꽃대궐이다.

3월 첫주 구례 산동 산수유마을은 노란 꽃미소가 듬성듬성하다. 산수유꽃마다 수줍은 듯 꽃봉우리를 머금고 있다. 이번 주말 한차례 봄비 지나면 샛노란 빛이 점점 짙어오겠다. 이달 중순쯤이면 산수유마을은 노오란 꽃 세상이다.

때맞춰 노란 설렘이 있는 꽃잔치가 열린다. 구례산수유꽃축제가 14일부터 22일까지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사랑공원 일원에서 9일동안 봄마중에 나선다.
구례 산동 산수유사랑공원.

산수유 사랑공원내 빛과 사랑의 터널은 청춘들에개 수줍은 설렘을 준다. 상춘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산수유·설렘의·사랑의 버스킹, 산수유 꽃길 걷기, 산수유 열매 까기, 산수유골든벨, 키링 핀버튼 만들기가 봄빛 미소를 짓게 한다.

산수유풍년기원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나무(시목)가 있는 산동면 계척마을에서 제를 올린다. 수령 1천여년된 보호수인 산수유나무는 중국 산동성의 한 처녀가 구례 산동으로 시집오면서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봄볕 좋은 날, 산수유꽃 봄미소로 번지면 산수유마을은 봄맞이 나선 사람들로 붐빈다.

산수유꽃 고운 자태에 마음을 빼앗긴 봄처녀. 청춘의 세월을 추억으로 달래는 노년부부. 카메라·캔버스에 봄을 담는 사진작가·화가들도 빠짐이 없다.
구례 산동 반곡마을 산수유꽃 지난해 풍광. 계곡과 어우러진 산수유꽃 풍광이 한폭의 그림이다. <구례군 제공>

산수유꽃 구경 길은 5곳이 있다. 꽃담길, 사랑길, 풍경길, 천년길, 둘레길이 봄 손님을 맞이한다. 평촌마을, 반곡마을, 대양마을로 이어지는 꽃담길은 자연풍광이 첫손에 손꼽힌다. 서시천과 산수유꽃이 어우러져 사진으로 추억담기에 딱 좋다. 돌담과 시냇물을 벗삼아 산수유꽃을 구경하는 꽃담길이다. 데크 길 따라 마주한 하늘, 구름, 바람, 노란 설렘을 다 담은 꽃담길. 그 길 한 켠에 몸을 기댄다. 그러면 빗장을 걸어둔 그리움이 솔솔 삐져나온다. 그리움의 덧문을 걷어냄직한 시간이다. 2014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힌 반곡마을은 계절마다 풍광이 색다르다. 봄엔 샛노란 산수유꽃 꽃대궐이 설렌다. 여름엔 시원한 계곡과 짙푸른 녹음이 청량하다. 가을엔 빠알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가 여유롭다.

하위마을~상위마을로 이어지는 ‘풍경길’은 각시계곡 주변의 산수유꽃 풍광을 데크 길따라 구경삼을 수 있다. 상위마을은 계곡쪽과 마을안길 왼편 산등성이가 꽃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계곡쪽은 지리산과 어우러진 풍광이 멋지다. 산등성이쪽은 봄볕도 즐기고 꽃구경하기에 편안하다. ‘사랑길’은 영원한 사랑을 뜻하는 산수유 꽃말에서 따왔다. 상관마을, 원좌마을을 둘러보는 산수유꽃 탐방길이다. 수평, 달전마을로 이어지는 ‘천년길’은 산동 산수유마을에서 산수유 고목 중 하나인 할아버지나무를 만날 수 있다. 현천마을을 빙돌아 휘도는 ‘둘레길’은 견두산 줄기와 냇가 풍광이 멋지다. 현천저수지 주변 산유꽃은 한 폭의 그림이다.
산수유사랑공원 산수유꽃 지난해 전경. 뒤편 산등성이도 온통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다.<구례군 제공>

유달리 봄햇살 좋은 날, 찾아나선 구례 산동길. 슬픔도 고통도, ‘찬란한’ 노란꽃으로 피어난다. ‘잘 있거라 산동아, 산을 안고 나는 간다/ 산수유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어놓고/ 회오리 찬바람에 부모 효성 다 못하고/ 다리머리 들어오는 꽃잎처럼 떨어져서/ 노고단 골짜기에 이름없이 스러졌네…’(여순사건때 산동에 사는 백부전이라는 19살 꽃다운 처녀가 불렀다는 ‘산동애가’). 산동애가 노래비는 사랑공원 전망대 가는 길목에 세워져 있다. 긴 세월 아픈 슬픔이 꽃이 되었을까. 밤낮없이 찾아든 고통속에서도 헤아릴 수 없는 눈물속에서도 피운 꽃, 샛노란 산수유꽃. 그래서일까. 산수유꽃은 더없이 아름답다. 더없이 찬란하다.

고공석기자 ksko1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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