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 “이란 물귀신 작전에”… 72시간 만에 12개국으로 확전

김송이 기자 2026. 3. 3. 11: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란, 주변국에 미사일·드론 공격
중동 관광지·주거지·공항 등 피해
보복 공격, 유럽 대륙으로도 향해
美 본토선 이란 관련 테러 가능성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사실상 중동 전역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으면서, 이른바 ‘이란 전쟁’은 발발 72시간 만에 12개국 이상이 영향권에 드는 양상으로 확산됐다. 전쟁의 여파는 인접 대륙인 유럽의 문턱에까지 이른 상황이다.

벤토르가 제공한 2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정유공장이 드론 공격을 받은 모습 / AP=연합

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란 목표물을 공격하기 전부터 워싱턴과 예루살렘의 관리들은 보복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반격의 속도와 광범위한 파급 효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2개국 이상에 걸쳐 약 3억 명의 민간인이 순식간에 전쟁의 소용돌이에 놓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이란과의 전쟁, 72시간 만에 12개국으로 확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폭격을 시작한 지 불과 72시간 만에 전쟁은 이미 중동 거의 전역으로 번졌고, 유럽 문턱까지 이르렀다”며 “최소 11개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등 전쟁의 지리적 범위가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의 정보·공중급유·해군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 항공기가 이란의 지휘통제 시설과 미사일 기반 시설을 공습하면서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 공습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이라크·요르단 등 주변 국가들에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미군 기지 등 군사 시설만을 겨냥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웃 국가들의 주거지와 관광 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다. UAE 두바이의 부르즈알아랍과 팜 주메이라의 페어몬트 팜 호텔, 바레인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 카타르의 민간 주거 단지 등이 공격의 영향을 받았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의 라스타누라 정유 시설도 드론 파편으로 화재가 발생해 일부 가동이 중단됐다.

중동 국제문제 연구회의 사무총장인 칼리드 알자베르는 “이번 긴장 고조가 특히 우려스러운 이유는 이란의 공격이 테헤란의 주장과 달리 군사 시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공항, 핵심 기반 시설, 호텔, 주거 지역 등 민간인들이 생활하고 일하며 이동하는 공간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란의 공격 여파로 1일 하루 동안 중동 지역 공항 7곳에서 3400편 이상이 결항된 바 있다.

중동 국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 같은 피해를 입은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특히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던 오만과 카타르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아부다비의 안와르 가르가시 외교 아카데미 학장인 에릭 알터는 “UAE는 이란과 보다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며 “이번 대치는 UAE를 미국과 이스라엘 쪽으로 더 가깝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은 유럽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중해 연안의 유럽연합(EU) 회원국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기지와 UAE 주둔 프랑스 해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은 것이다. 키프로스 현지 언론은 영국 공군기지를 향해 발사된 드론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헤즈볼라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에 대한 보복을 선언한 상태다.

전쟁의 여파는 미국 본토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전날 미 텍사스주 한 유흥가에서 이란 국기 문양의 옷을 입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DHS)는 대테러팀에 최고 경계 태세를 발령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텔아비브의 안보 싱크탱크 ‘랜드’의 연구원 시라 에프론은 “이번 공격은 지도부와 군사 자산을 겨냥한 정밀 타격으로 시작됐지만, 이미 거의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파급 효과가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