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금보다 귀하죠" 강원 시골 초등학교 '나 홀로 입학식'
농산어촌 학교들 신입생 모시기 고충…농어촌 유학 등으로 돌파구
![선생님 기다리는 '나 홀로 입학생' [촬영 양지웅]](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3/yonhap/20260303105531461hfev.jpg)
(평창=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오늘 입학한 신입생이 6년 동안 꿈을 잘 키워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든 교직원이 사랑으로 함께 돕겠습니다."
2026학년도 새 학기를 시작한 3일 강원 평창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신입생을 맞이한 교장선생님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전교생을 향해 환영사를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학교에 도착한 강모(7)군은 밝은 모습으로 입학식이 열리는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이 학교는 오늘 나 홀로 입학식을 열었다. 신입생이 1명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과 선배 누나, 형들은 1학년이 된 강군에게 미소와 박수를 건네며 입학을 축하했다.
이군은 함께 유치원을 다녔던 누나, 형들과 장난을 치며 귀여운 미소를 연신 지었다.
학교는 장학 증서와 꽃다발, 선물을 건네며 막내의 첫 등교를 환대했다.
나 홀로 입학식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걱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전교생이 18명이다.
올해는 1·3학년 학급을 통합해 복식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다행히 강원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생과 전학생 총 7명을 데려왔기에 5학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학교는 캠핑, 해양 레포츠, 스키, 독서 마라톤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도권에서 많은 학생을 유치할 수 있었다.
![나 홀로 입학생의 초등 첫 수업 [촬영 양지웅]](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3/yonhap/20260303105531723fyao.jpg)
신입생 모시기는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대다수가 겪는 어려움이다.
시골 동네에 갓난아이 울음소리는 뚝 끊겼고, 귀농인 대부분은 고령자로 신입생과 전학생 모시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특성 있는 교육과정·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으로 도심에서 신입생을 끌어와야 하는데 먼 곳으로 자녀를 보내도록 학부모 마음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학교 관계자는 "농어촌 유학이 아니었다면 올해 학구 안에 초등 신입생이 없을 뻔했다"며 "예전에는 6학급을 유지했었지만, 학생 수가 한번 크게 줄어든 뒤 감소세가 급격해졌다"고 말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여길 포함해 도내 학교 곳곳에 영향을 끼쳤다.
강원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20곳(분교 포함)이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21곳은 나 홀로 입학식을 열었다.
도내 초등학교 학급 수는 지난해보다 121개 줄었고 학생 수도 같은 기간 6만1천371명에서 올해 5만8천809명으로 2천562명이 감소했다.
학생 수 감소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도 교육청이 작성한 '2026∼2030학년도 중장기 학생 추계'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생 수는 작년 13만9천174명에서 올해 13만5천242명으로 1년 동안 3천932명(2.82%) 감소했다.
이는 도 교육청이 지난해 전망한 학생 수 감소 폭보다 더 큰 수치다.
도 교육청은 같은 기간 초등학생이 3천234명 줄어드는 대신 중학생이 759명, 고등학생이 1천242명 늘어 학생 수 감소 폭은 1천233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초등학생 수는 예상보다 1천64명 더 줄었고 중·고교생 수 증가 폭도 예상치인 2천1명을 크게 밑도는 366명에 그쳤다.
지난 1년 사이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도 교육청은 앞으로 4년간 학생 수 감소 폭을 수정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3/yonhap/20260303105531935mqzt.jpg)
또 학생 감소 추세가 이어져 5년 뒤인 2030학년도에는 올해보다 2만1천598명 줄어든 11만3천644명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저출생 여파로 초등학생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추계를 보면 5년 뒤 중·고등학생 수는 7천872명 줄어들지만, 같은 기간 초등학생 수는 1만3천726명 감소한다.
특히 2030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4만7천645명까지 떨어져 5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다.
도 교육청은 학령인구를 늘리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학급당 학생 수를 사회적 요구에 맞춰 적정 수준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이 느끼는 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지만, 충분한 교원 수급과 시설 여건 마련이 관건이다.
다만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정원과 신규 임용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계획을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도 교육청은 교육 특례 제정을 통한 추가 교사 정원 확대, 농어촌 유학 활성화, 강원형 자율학교 확대 등을 추진해 학생 유출을 막고 교육을 통한 정주 인구 확대를 꾀하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급격한 학생 수 감소라는 큰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역별 교육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겠다"며, "적정 학급 수 운용, 단계적인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학령인구 감소에 능동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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