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호평받던 룰라 ‘새끼손가락’ 없는 장갑, 브라질이 준비한 것

한지숙 2026. 3.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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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 참배 당시 네 손가락 장갑 ‘화제’
‘청와대 세심한 의전’ 아닌 브라질 측이 준비
룰라 대통령 가짜 글 온라인서 확산하며 헤프닝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방한 이튿날인 2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에 앞서 착용한 새끼 손가락이 없는 흰색 장갑을 부인에게 보여주고 있다. [룰라 대통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국빈 방한 당시 화제를 모은 ‘새끼손가락’ 없는 장갑이 청와대가 아닌 브라질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의 세심한 의전이라며 여러 언론 등을 통해 미담으로 소개됐지만, 헤프닝이었던 셈이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미리 준비된 하얀 장갑을 끼고 빙긋 미소를 지으며 이를 부인 호잔젤라 다시우바에게 보여줬다. 해당 장갑은 10대 시절 선반공으로 일하다 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이 잃은 룰라 대통령에 맞춰 왼쪽이 네 손가락인 장갑이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방한 이튿날인 2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에 앞서 착용한 새끼 손가락이 없는 흰색 장갑을 부인에게 보여주고 있다. [룰라 대통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지난달 24일 룰라 대통령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 와 국내에까지 알려지면서 어찌된 일인 지 ‘청와대의 세심한 의전’으로 둔갑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청와대를 향해 칭찬이 이어졌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의 국립현충원 참배 장갑은 청와대 의전과는 무관하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브라질 수행팀이 현지에서 준비해 온 것으로 우리 정부가 준비한 장갑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프닝은 출처 불명의 글이 룰라 대통령이 쓴 글이라는 허위 주장을 담아 확산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해당 글은 룰라 대통령이 귀국 후 브라질 국민에게 띄운 글이라면서 “한국의 의전팀이 내게 건넨 하얀 장갑 한 쌍 중, 왼쪽 장갑에는 다섯 번째 손가락 자리가 없었다. 오직 나의 네 손가락만을 위해 세심하게 제작된 장갑”이라며 “나의 잃어버린 손가락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따뜻하게 느껴졌던 서울의 그 아침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의 공식 소셜미디어(SNS)에서 해당 글은 찾아볼 수 없다. 브라질 대통령실 누리집에 기재된 룰라 대통령의 연설 및 성명, 인터뷰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은 없다.

설상가상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룰라 대통령의 감동적인 귀국 성명’이라는 제목을 달아 해당 글의 전문을 공유했다. 이 의원은 “이것이야말로 품격 있는 외교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가 이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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