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6000까지 250일…코스피 상승 속도 ‘주요국 중 최단 수준’

김정은 기자 2026. 3. 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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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나스닥보다 빠른 상승 속도
투자자, 급등 뒤 급락 우려
전문가들 “AI 실적 기반한 장세 …조정와도 5% 내외”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지 250일 만에 6000선을 넘어섰다. 주요국 대표 지수와 비교해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승 속도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시가 너무 빠르게 오른 만큼 강한 조정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기업 실적 개선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낙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러스트=ChatGPT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20일 3021.84였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7일까지 250일 만에 2배 가까이 올라 2월 25일 기준 6083.86을 기록했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167일에 불과하다.

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였다. 지난해 6월 20일 시가총액(2407조원) 대비 22.4% 수준이었던 두 기업의 비중은 코스피 6000을 돌파한 2월 25일 기준 시가총액(5016조원) 대비 38.46%에 달했다. 지수 상승 과정에서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크게 강화된 셈이다.

이는 주요 국가의 증시 상승 속도 중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빠른 속도다.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역사적으로 가장 빠르게 2배 상승한 사례는 2020년 3월 23일 저점(2237.40)에서 2021년 8월 16일 고점(4479.70)까지로, 약 1년 5개월, 거래일 기준 354일이 소요됐다.

S&P지수보다 성장성이 높은 기술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는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보다도 코스피 지수의 상승 속도는 빨랐다. 나스닥 지수 역사 중 가장 빠른 2배 상승은 2020년 3월 12일(7201.8)에서 2021년 6월 28일(1만4500.51)까지로, 327거래일 만에 집계된다.

유럽, 일본, 대만 등 선진국 중에서는 한국 증시의 성장 속도는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유로스톡50(Euro Stock50)은 1998~1999년 1년여 만에 2배로 오른 것이 가장 빠른 속도였고, 2012년 아베노믹스 국면에서 급등한 일본의 니케이225(Nikkei 225) 역시 저점 대비 2배 상승까지 700일 이상 소요됐다. 대만과 독일 등도 2배 상승까지는 통상 2~3년이 걸렸다.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의 급등 사례가 있다. 중국 대표 지수 중 하나인 CSI300 지수는 2006년 11월 1700선에서 2007년 4월 3400선까지 오르는 데 약 140여 일이 걸렸다. 당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고성장 기대가 맞물리며 투자 자금이 급격히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요 증시 지수가 급등 이후 급락 국면을 맞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S&P500은 2021년 8월 고점 이후 2022년 한 해 동안 약 25% 조정을 겪었고, 코스피 역시 2021년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코스피의 상승 속도가 주요국 지수 대비 굉장히 빠르다는 점에서 기존보다 더 큰 하락장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속도 자체보다 기초 체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초 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수급이나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장은 상승 속도가 빠르면 조정 폭이 크다”면서도 “이번 상승장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세력 균형 지표가 0.3포인트(Pt)로 과매수 임계선(0.25Pt)을 상회해 단기 과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트럼프 관세 리스크 재점화, 미·이란 충돌,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외생 변수가 현실화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거 4년간 고점 대비 최대 하락 폭을 보면 글로벌 순환적 노이즈에 따른 조정은 -10% 내외에서 제한됐다”며 “현재는 글로벌 경기·이익 모멘텀과 AI 사이클 등 추세적 완충 요인이 더 강한 만큼, 최악의 경우에도 -5% 안팎의 기간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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