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대 갱신계약은 해당없다?"…실거주 의무 유예방안 해석 혼선

김찬호 2026. 3. 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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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매도 기회 부여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 나와
국토부 "구청에 확실한 해석 붙여 공문 조치할 예정"


"지난주 목요일에 갭투자 매물을 매수하려고 토지거래허가를 넣었는데 임대인과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청에서 반려됐다고 들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강씨는 갭투자 매물을 매수하려 했지만 구청으로부터 반려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강씨는 "구청에 물어보니 국토부 지침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임대 중인 주택의 매도 활성화를 위해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특례를 도입했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임대차 계약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돼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반려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 해석이라는 반발이 나오며 매물 출회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사진 = 뉴스1 제공

앞서 국토교통부 등은 현재 임대 중인 주택의 경우 개정안 발표일(지난달 12일)을 기준으로 체결돼 있는 임대차계약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5월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임차인의 주거권 보호와 다주택자의 매도의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늦어도 오는 2028년 2월11일(발표일 이후 2년 내)까지는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

문제는 '최초 계약 종료일'에 대한 해석이다. 정부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개정안 발표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세입자 A가 2024년2월11일부터 2026년2월11일까지 2년 계약으로 거주했고,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2026년2월11일부터 2028년2월11일까지 다시 2년을 연장했을 경우, 개정안 발표일을 기준으로 현재 유효한 계약은 갱신된 계약이다.

시장에서는 이 경우를 '발표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즉,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의 종료일인 2028년2월11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것이 문언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일부 지자체는 최초 계약 종료일을 '세입자와 처음 체결한 계약의 종료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경우 기준은 2026년2월11일이 된다. 갱신 계약은 고려하지 않고 최초 계약만 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발표일 기준 이미 최초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돼 실거주 유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공인중개사대표는 "일부 구청이 갱신청구된 계약은 토지거래허가를 불허하고 있다"며 "이는 국토부 발표 내용의 '최초'라는 단어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전했다.

강씨는 "잠실 인근의 네이버 매물 보시면 33평 갭투 가능한 매물이 한 10개 이상이었다"며 "현재 국토부 지침에 따라 갭투가 가능한 매물은 3개정도 밖에 안된다고 전해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법안 해석에 따른 국토부의 답변을 요구하는 민원도 이어졌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제14조의2에 대한 국토부와 구청의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아달라는 민원을 넣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 전문위원은 "법리 해석의 문제로, 최초 계약일을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았거나 최초 계약만 인정하느냐 아니냐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한 목적도 다주택자의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열어두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법을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초 종료'라는 것이 갱신되기 전까지의 종료된 계약을 의미한다"며 "현재 임차 중인 계약이 갱신이 됐다든지 아니면 묵시적 갱신도 관계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구청에서 혼선을 빚은 모양인데 확실한 해석을 붙여 공문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찬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