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즈] "다음 생에 또 아빠 딸 해줘, 사랑해"...6명에 새 삶 선물한 16살 소녀

신혜지 기자 2026. 3.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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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공동기획 〈슈퍼 히어로즈〉을 연재합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다른 이의 삶을 위해 고귀한 결정을 내린 기증자와 유족, 그리고 기적적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수혜자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전해드립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둥이 외동딸, 친구들에겐 믿음직스러운 회장.

고등학교 1학년 16살 박채연 양은 참 밝고 명랑했습니다.

해마다 떠나는 가족 여행을 손꼽아 기다렸고,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춤추는 걸 좋아했습니다.

사회복지사와 영양사가 되고 싶은 꿈 많은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채연 양의 꿈을 앗아간 건, 지난해 말 일어난 교통사고였습니다.

친척 결혼식에 가는 길, 뒤에서 달리던 차량이 채연 양 가족이 타고 있던 차량을 들이받은 겁니다.

제일 뒤 좌석에 타고 있던 채연 양은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후 병원에서 "만약 수술이 잘 돼서 기적이 일어난다고 해도, 평생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아 든 채연 양의 가족.

고민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채연 양은 6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아버지 박완재 씨는 "기증받을 분들을 통해서라도 채연이가 하늘나라에 있기보다 여전히 가족 곁에 있다는, 그런 마음으로 기증을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삶의 이유이자, 전부였던 하나뿐인 딸.

완재 씨는 그런 딸을 떠나보낸 뒤 "인생의 목표를 잃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으론 "딸을 빨리 포기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도 했습니다.

그래도 항상 고맙고 예쁘기만 했던 딸.

"아빠 딸로 태어나 준 게 너무 고맙고, 다음 생에도 꼭 아빠 딸로 또 와줘."

다른 어떤 말보다 꼭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채연이에게 전하는 아빠의 편지〉
너무나도 사랑하는 채연아. 아빠와 엄마는 채연이와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행복했어. 아빠는 지금도 채연이가 옆에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지금도 문 열고 들어와서 "아빠 다녀왔습니다" 라고 할 것 같아서 자꾸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어. 너와 같이 했던 캠핑과 여행들, 그리고 너랑 같이 갔던 식당들이 생각나서 미칠 것 같아. 엄마와 아빠는 매일 너가 있는 함백산에 가서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 하늘에서 아빠 엄마 목소리가 들릴까? 정말 사랑하고 미안해. 새로운 생명을 선물 받으신 분들도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나도 크네. 채연아,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는 최고로 착한 딸이었으며 사랑스러운 딸이었어. 다음 생에 또 아빠 딸로 와줬으면 해. 사랑한다 박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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