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6개국 “이란 공격 좌시 못해”…군사대응도 경고
‘배신적 공격’ 규탄…이란, 민간 공격 부인 “미군 시설만 공격 노력”
카타르 “이란서 접근하던 전투기 2대 격추…탄도미사일 5기·드론 7기 요격”
![1일(현지시간) 이란 공습으로 두바이의 한 산업 창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3/ned/20260303083445899vxio.jpg)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이 긴급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이란을 강력히 규탄하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UAE,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외교장관은 1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의 ‘배신적 공격’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국가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고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선택지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에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촉구하면서 “걸프 지역의 안정은 지역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 안정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두바이, 도하, 마나마 등 미군 기지가 위치한 걸프 주요 도시들은 지난달 28일 전쟁 개시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공격이 미군 시설뿐 아니라 공항, 호텔, 아파트 등 교통 인프라와 민간 주거·상업 시설로까지 확대되면서 현지 민간인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미군 시설을 겨냥한 방어적 대응이라고 주장하며, 민간 시설을 고의로 표적 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역내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리의 잘못도, 우리의 선택도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군에 미군 관련 시설만 표적으로 삼도록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도 “이란은 걸프 국가들에 어떠한 적의도 갖고 있지 않으며, 이들과 우호적 관계를 추구할 의지가 확고하다”며 “미국 군사기지에 대한 이란의 방어적 대응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동에서 가장 번영한 도시 중 하나로 중동 지역의 교통·금융 허브 역할을 해 ‘중동의 뉴욕’으로도 불리는 UAE 두바이의 경우 이란의 집중적 공격을 받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두바이국제공항은 드론 공격으로 터미널 건물이 일부 부서지고 직원 4명이 다쳤다.
UAE 국방부는 1일까지 이란에서 탄도미사일 총 165기, 무인기(드론) 541대가 날아왔으며 이 중 드론 35기가 방공망을 뚫고 영토 내로 떨어지면서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이 몰린 두바이의 유명 관광지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서도 이란에서 날아온 샤헤드 드론이 페어몬트 호텔 인근에서 폭발해 화재가 발생해 주민과 관광객이 불안에 떨었다.
UAE는 이에 항의해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모든 외교사절단을 철수한다고 1일 발표했다.
이란의 공격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중재국 역할을 수행해온 카타르도 겨눴다.
카타르 외무부의 마제드 알안사리 대변인은 미 CNN 방송에 “국제공항을 포함한 민간 기반 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드론과 발사체를 우리 전투기가 요격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방부는 이와 관련 카타르 공군이 이란에서 접근 중이던 러시아제 수호이(Su)-24 전투기 2대를 격추하고, 카타르 방공망은 탄도미사일 5기와 드론 7기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알안사리 대변인은 “카타르의 해상·육상 에너지 시설은 방어됐고, 노동자들도 안전하다”면서도 “이런 공격은 좌시할 수 없다. 이란은 우리 국민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카타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계획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지만 현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로서는 이란 측과 접촉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결국, 이번 위기도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이웃 걸프국 민간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례적인 행동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이 공격으로 인한 공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공 방어에 취약한 GCC 국가 내의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걸프 국가가 종파적으로 이란과 다른 수니파이고, 친미 진영에 속하지만 현상유지를 통한 안정적 원유 수출을 위해 이란에 대체로 온건했고 때로는 미국을 만류하기도 했던 터라 이번 공격의 충격파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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