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유가급등에 빅테크 실적까지… 코스피 변동성 커질듯 [주간 증시 전망]
유가 급등에 미국 주요 기업 실적도
급등 부담 韓 증시 단기 조정 불가피
6300선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3월의 시작과 함께 암초를 만났다. 연휴 새 발생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지도부 타격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 유가 우려에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급락했다. 3월 첫째주에는 미국 주요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및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 발표까지 몰려 있어 이번 주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장중 2.7%까지 급락한 끝에 낙폭을 다소 줄이며 1.35% 하락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 역시 0.9%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2.51%까지 떨어졌으나 2% 초반대로 하락분을 메웠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만이 0.47% 소폭 상승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전시 상태에 돌입하면서 국제 유가는 폭등했다. 2일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13% 치솟으며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개장과 동시에 12% 넘게 급등한 75.33달러를 기록, 이례적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시장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을 우려 중이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거시경제 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브렌트유가 100달러에 도달하면 글로벌 물가상승률이 0.6~0.7%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 대란 우려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해협 완전 봉쇄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의 20%가 차질을 빚어 유럽과 아시아 현물 가스 가격이 130% 폭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한국 등 석유 수입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약 0.3~0.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적 악재 속에서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증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시간 기준 3일 이른 아침 몽고DB를 시작으로 4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 5일 브로드컴, 6일 코스트코와 마벨 테크놀로지 등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몽고DB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최근 시장에 번진 ‘AI 잠식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브로드컴은 지난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했었다. 마벨과 함께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코스트코 실적을 통해서는 미국 실물 소비 지표의 건전성을 점검할 수 있다.
글로벌 IB 업계는 그동안의 증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번 중동 사태가 강력한 차익 실현 및 조정의 빌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2월 27일 마감 기준 연초대비 45% 올랐다. 2월 20일 5808.53에 마감했던 지수가 2월 27일 6244.13을 기록하며 지난 일주일 새에도 7.5% 상승했다.
지수 조정 속에서는 테마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 앞서 소폭 상승 마감한 중국 증시를 살펴보면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정유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금·희토류 등 원자재와 우주항공 등 방산주가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 증시 역시 이번 주 에너지, 방산, 원자재 관련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강하게 쏠리며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위험 회피 심리 확산에 따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예상된다”며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한 가운데 사태 장기화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 봉쇄 기간이 향후 금융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열쇠”라고 진단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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