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가이드하는 도시 '할리우드'…손흥민도 반한 LA의 매력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2026. 3. 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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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시티, LA]② 러닝·하이킹·칵테일…몸으로 즐기는 여행
명예의 거리 아침 러닝에 손흥민이 찾은 베벌리힐스 뷰 맛집까지
할리우드 사인를 배경으로 하이킹 하는 사람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로스앤젤레스=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거리에 서면 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수십 년 전 영화 속에서나 본 듯한 간판들이 시간이 멈춘 듯 늘어서 있고 거리의 사람들은 매일이 핼러윈인 양 저마다 독특한 옷차림으로 개성을 뽐낸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영화와 음악 콘텐츠가 탄생한 이곳은 그 자체로 자본주의가 빚어낸 거대한 세트장이나 다름없다. 이 도파민 터지는 도시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풍경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것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할리우드 여행의 또 다른 백미는 사람이다. 하이킹이나 러닝 가이드 중에는 실제 현업 배우나 코미디언들이 많다. 이들에게 투어는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관광객이라는 관객을 앞에 둔 또 하나의 퍼포먼스 무대다. 한국에선 배곯는 연극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곳 가이드들의 자부심과 수익은 상상 이상이다.

화창한 날씨의 할리우드 거리ⓒ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할리우드'라는 거대한 야외 세트장을 달리다

할리우드의 아침은 러닝으로 시작된다. 오전 9시 30분, 할리우드 루즈벨트 호텔 앞에서 시작된 5km 러닝 투어는 이 거대한 세트장을 구석구석 훑는다.

인당 약 30~50달러(약 4만~7만 원대)면 참여할 수 있는 이 투어는 "비기너들도 괜찮다"는 가이드의 말처럼 무작정 뛰기보다 역사적인 명소에서 멈춰 히스토리를 듣고 다시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완급을 조절한다.

러너들의 발길은 세계적인 음반사 '캐피톨 레코드'(Capitol Records)와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이 된 '팔라디움'(Palladium), 독특한 돔 형태의 '시네라마 돔'(Cinerama Dome)으로 이어진다.

오전 다소 한적한 할리우드를 달리는 러닝 체험ⓒ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LA의 대표적인 대형 독립 레코드샵인 아메바 레코드ⓒ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할리우드 지역 상징적 랜드마크이자, 비닐 레코드를 쌓아 올린 듯한 '캐피톨 레코드' 건물ⓒ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하이랜드 에비뉴ⓒ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6464 할리우드 오피스 빌딩과 미국 최초의 야외 쇼핑몰이었던 '크로스 로드'(Crossroads of the World)를 지나고 나면, 마침내 할리우드의 심장부인 하이랜드 에비뉴(Highland Ave)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인생샷'을 남기며 잠시 숨을 고르다 보면, 지금 서 있는 횡단보도 자체가 영화 속 한 장면이 되는 할리우드 특유의 공간감을 실감하게 된다.

할리우드는 100여 년 전, 규제 없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몰려든 영화인들이 일궈낸 도시다. 1920년대 황금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극장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달리는 내내 거대한 야외 박물관을 통과하는 듯한 기분을 준다.

특히 이곳은 세계적인 관광객이 24시간 몰리는 핵심 구역인 만큼 치안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된다. 덕분에 여행객들은 이른 아침에도 안심하고 대중문화의 성지들을 직접 발로 딛고 호흡할 수 있다.

할리우드 사인 하이킹 투어ⓒ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성인 잡지 창업주가 살려낸 '할리우드 사인'

LA의 상징 '할리우드 사인'(Hollywood Sign)을 가장 가까이서 대면하기 위해 하이킹 투어를 신청했다. 현지 예약 플랫폼을 통해 참여한 이 여정의 가이드는 자신을 현직 배우라고 소개한 '맷'(Matt)이었다.

왕복 1시간 남짓한 코스는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걷기에 충분하다. 복장은 편한 운동화면 족하지만, 현지의 뜨거운 러닝 열기에 녹아들고 싶다면 러닝복을 추천한다. 길 위에는 반려견과 함께 뛰거나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현지인들로 가득해, '개의 도시'라 불리는 LA의 명성을 실감케 한다.

가이드 맷은 사인을 향해 걷는 내내 이 상징물의 기막힌 비화들을 쏟아냈다. 그는 "사인을 구한 건 세계적인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의 창업주 휴 헤프너였다"며 "결국 할리우드의 상징을 포르노가 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LA는'개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많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산악자전거로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할리우드 사인을 등지면 다운타운이 한눈에 보인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사인의 비루한 시작과 비극도 덧붙였다. 맷은 "1923년 부동산 분양 광고판(Hollywood Land)으로 세워졌을 당시엔 시민들에게 흉물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인의 'H'자 위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한 1930년대 배우 '펙 엔트위슬'의 사례를 들며 할리우드가 품은 잔혹한 이면을 상기시켰다.

압권은 냉혹한 생존 통계다. 맷은 "매일 2000명이 스타를 꿈꾸며 LA에 오지만 실제 배역을 따낼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며 "사실 여러분이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11개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실제 할리우드에서 배역을 맡을 확률보다 더 높다"고 강조했다.

베버리힐스 단테ⓒ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손흥민도 반한 '베벌리힐스' 전경… 힙한 휴식처 '단테'

할리우드 사인을 뒤로하고 차로 20분 남짓 달리면 '베벌리힐스'(Beverly Hills)에 닿는다. 세계적인 명품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와 정돈된 저택가는 앞서 경험한 할리우드의 거친 에너지와는 또 다른 로스앤젤레스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최근 한국 여행객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장소는 레스토랑 '단테'(Dante)다. 평소 자신의 일상이나 사생활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좀처럼 공유하지 않는 축구스타 손흥민이 이곳에서의 시간을 인스타그램에 직접 게시하면서 화제가 됐다.

단테를 대표하는 칵테일ⓒ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대표 칵테일 중 하나인 단테 마티니ⓒ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베버리힐스 전망을 바라보며 다양한 양식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칵테일 한 잔에 약 20달러(약 2만 9000원) 선인 이곳은 '베벌리힐스'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으로도 유명하다.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화려한 차림의 현지 멋쟁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 늘 북적인다.

할리우드루즈벨트의 상징적인 수영장인 '트로피카나 풀'ⓒ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마릴린 먼로의 흔적부터 데이비트 호크니까지…'할리우드루즈벨트'

할리우드 중심부의 '할리우드루즈벨트'(The Hollywood Roosevelt)는 1927년 개관 이래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독립 호텔 연합체인 '프리퍼드 호텔 & 리조트'멤버로서 고유의 역사적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1929년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장소이자, '마릴린 먼로가 스타덤에 오르기 전 2년간 투숙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호텔의 상징인 '트로피카나 풀' 바닥에 새겨진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벽화는 투숙객들에게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여느 휴양지 부럽지 않은 여유러운 수영장 풍경ⓒ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정중앙이라는 압도적인 입지 덕분에 아침 러닝이나 하이킹 투어를 시작하는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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