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에도 뉴욕증시 '선방'[뉴욕 is]
엔비디아 등 우량주 강세
국제유가 9% 급등…장기화 시 인플레 변수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본격화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했지만, 뉴욕증시는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전쟁이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장 초반 급락했던 지수는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다만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물가와 금리 경로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장 초반 600포인트 급락…장중 극적 반등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장중 1.2%까지 밀렸다가 0.04% 상승 마감하며 플러스권을 지켜냈다. 나스닥지수는 한때 1.6% 급락했지만 0.36% 상승으로 돌아섰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가 0.15% 하락에 그쳤다. 전쟁 관련 속보가 나올 때마다 지수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개장 직후 시장은 중동 확전 가능성을 크게 반영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다고 주장하며 통과 선박 공격을 경고했고,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이 드론 공격으로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정유시설도 타격을 입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다만 시간이 지내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즉각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매수세가 유입됐다. 월가에서는 '선물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강세…'현금흐름 탄탄' 종목 쏠림
지수 반등의 중심에는 대형 기술주가 있었다. 엔비디아는 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 넘게 올랐다. 전쟁 충격 속에서도 현금흐름이 탄탄하고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은행주와 산업주도 장중 저점 대비 상당폭 회복했다.
방산주 역시 강세를 이어갔다. 노스럽그러먼과 RTX는 4% 안팎 상승했고, 록히드마틴도 2%대 오름세를 보였다. 에너지주도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개인 투자자들은 에너지 ETF와 일부 데이터·방산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프트웨어 업종은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이 기존 사업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공매도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날은 기술 대형주 중심으로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유가 9% 급등…장기화 땐 인플레 재점화 변수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은 여전히 높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10% 넘게 올랐다 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 7%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 역시 8%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선물은 40~50% 급등했고, 미국 LNG 수출업체 주가도 크게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 유가 급등은 소비와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해협 봉쇄나 에너지 인프라 타격이 수개월 지속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충돌 직후 증시는 단기 충격을 받지만 수주 내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이번 사태는 중동 에너지 허브가 직접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뉴욕증시는 전쟁 리스크 속에서도 저가매수와 우량주 중심의 방어력으로 버텨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유가 흐름, 전황 전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