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2주년 기획] 지금은 X시대 ⑤ 정의선ㆍ정기선 ‘RX 르네상스’

강주현 2026. 3. 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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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만들고, 땅을 파고, 선박 운항…로보틱스산업 혁명 시작됐다

車 만들고, 땅을 파고, 선박 운항…로보틱스산업 혁명 시작됐다

현대차그룹, CES서 아틀라스 공개
하중ㆍ방수방진 등 역대급 성능 갖춰
작업 하루 이내 학습…스스로 충전
4족 보행로봇 스팟, 제조 현장 순찰
스트레치, 시간당 600개 상자 하역

HD현대, 미래형 조선소 프로젝트
생산성 30% 향상ㆍ건조기간 30%↓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 개발 속도
AI가 최적 항로 계산…비용 절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로봇이 자동차를 만들고, AI가 배를 몰고, 무인 굴삭기가 땅을 판다. 공상과학(SF) 영화가 아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이끄는 ‘RX(로봇전환) 혁명’이 대한민국 산업현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공간에서 직접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막을 올린 것이다.

◆ 공장으로 가는 정의선 로봇 군단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PAV(개인항공기) 30%, 로보틱스 20%가 될 것입니다.” 2019년 정의선 회장이 타운홀미팅에서 제시한 비전이다. 이어 그는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로봇 비전을 한층 구체화했고, 올 초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하면서 비전을 현실화했다.

아틀라스는 56개 자유도에 50㎏ 페이로드(하중), IP67 등급 방수방진 등 역대급 성능을 갖췄다. 자유도 25개, 페이로드 20㎏인 테슬라 옵티머스를 하드웨어 사양에서 압도한다. 엔진블록(45㎏ 이상), 변속기(35㎏ 이상) 같은 중량 부품을 단독으로 다룰 수 있는 휴머노이드도 현재로선 아틀라스뿐이다. 대부분의 작업을 하루 이내에 학습하고,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한다.

CES 2026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로봇 아틀라스가 부품 이동을 시연하고 있다./사진: 연합

현장 투입은 이미 시작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생산공장에서 휴머노이드 실증을 진행 중이고,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서배너 전기차 공장 물류 사업장을 첫 실증 현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틀라스만이 아니다. 4족 보행로봇 스팟은 AI 관제 시스템 ‘오르빗 AI’와 연동해 제조 현장의 설비 점검과 야간 순찰을 수행한다. 물류로봇 스트레치는 시간당 600개 상자를 하역하며 DHL 등 글로벌 물류 현장에서도 가동 중이다. 작업자의 어깨 부하를 줄여주는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는 자동차 공장을 넘어 조선·항공·농업으로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에서 아틀라스 연간 3만대 양산 체제를 갖추고 부품 분류 작업에 우선 투입, 2030년엔 조립 공정까지 확대한다. 구글 딥마인드와의 파트너십으로 자율 학습 능력도 끌어올린다. 증권가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를 53조~146조원으로 추정한다.

◆ 정기선, 바다와 건설현장을 무인화하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AI, 자율운항, 로봇 등의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ES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HD현대중공업의 디지털 트윈을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구현돼 있다, 믿을 수 없을 정도(incredible)”라고 극찬한 건 이 같은 전략의 성과다.

울산 조선소 중심의 ‘미래형 조선소(FOS)’ 프로젝트는 3단계로 진행된다. 설계ㆍ생산 디지털화(1단계)를 완료했고, 올해 AIㆍ머신러닝 기반 최적화(2단계)를 마무리한 뒤 2030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3단계)를 완성한다.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 건조 기간 30% 단축이다. 조선소 현장에선 AI 용접 설루션이 용융풀(쇳물) 형상을 실시간 분석해 전류ㆍ전압을 자동 보정하고, 비숙련자도 숙련공 수준의 품질을 낼 수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페르소나AI와 손잡고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 시제품도 개발 중이다.

HD현대의 AI 기반 운항 솔루션 '오션와이즈' 이미지./사진: HD현대 제공

자율운항도 본궤도에 올랐다. 계열사 아비커스는 대형 선박 대양 횡단 자율운항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월 HMM으로부터 40척 규모 공급계약을 따냈다. 아비커스의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다. AI가 실시간 최적 항로를 계산하는 ‘하이나스 컨트롤’은 연료 효율 개선에 따른 비용절감과 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낸다.

건설 현장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바우마 2025에서 최초 공개한 AI 기반 무인 자율 설루션 ‘리얼 엑스(REAL-X)’는 무인 굴착기가 덤프트럭과 협업하는 방식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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