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거부도 못해” 요양병원 ‘콧줄 환자’ 8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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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에 사는 박모 씨(79)는 최근 101세 노모를 요양원에 모시면서 콧줄(비위관) 삽입을 권유받았다.
박 씨의 모친처럼 지난해 요양병원에서 콧줄을 삽입하고 임종기를 보내는 고령층 환자가 8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11만6810명)과 중증 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8만7446명)의 콧줄 삽입 환자 중에서도 고령층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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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으로 거부하면 손발 묶기도
“존엄한 죽음 위한 사회적 논의를”
“생명존중과 돌봄이 우선” 반론도

박 씨의 모친처럼 지난해 요양병원에서 콧줄을 삽입하고 임종기를 보내는 고령층 환자가 8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말기에 신체 기능이 저하돼 콧줄로 인공적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고령층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순히 임종 시기를 늦추는 장치라고 판단해 콧줄 삽입을 거부하는 환자나 보호자도 동시에 늘고 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콧줄 삽입이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층 중에는 콧줄을 하면 호흡이 불편해지고 심한 이물감과 통증이 동반돼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환자는 스스로 콧줄을 뽑기도 해, 대다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콧줄 삽입 환자의 손발을 결박하거나 억제 장갑을 끼운다.
이 때문에 연명치료를 거부한 환자와 보호자 중에는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콧줄 삽입을 거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치매 말기의 아버지를 돌보는 김모 씨는 “할머니가 콧줄을 하고 3년간 고통스럽게 누워 계시다 돌아가신 것을 본 아버지가 임종기에 콧줄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 “연명의료 중단에 콧줄 포함” 논란
그러나 현행법상 연명의료를 거부해도 콧줄을 뺄 수는 없다. 연명의료결정법 19조 2항은 마지막까지 영양과 수분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돌봄 기관이 콧줄을 하지 않는 건 방임에 해당한다. 입소자를 굶겨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방문진료를 하는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괴로워하고 보호자도 원치 않아 콧줄을 빼주고 싶지만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콧줄을 통한 영양 공급도 중단 가능한 연명치료 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 행위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수혈 등이다. 신동일 돌봄의원 원장은 “임종기에 숟가락을 놓는 건 자연스러운 죽음의 과정”이라며 “인위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며 임종 기간만 연장하는 것이 환자가 원하는 삶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종교계 등은 “생명 존중과 돌봄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기본적인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는 일반 의료는 거부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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