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타순 하고 싶어도 안되던데" 어린 호랑이들이 '끝내' 못한 최형우 밀어내기, '팀 홈런 1위' 삼성은 가능할까

최형우는 최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의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삼성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나는 타순은 신경 쓰지 않는다. 전에도 6번 타순에서 치고 싶다고 해도 다시 (타순이) 올라갔다.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올해 삼성은 최형우의 가세로 리그 최강의 타선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형우 없어도 지난해 팀 홈런 1위(161개),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780)의 최강이었던 것이 삼성 타선이다. 지난해 LG 트윈스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도 올해 신년 인사회에서 "삼성이 가장 준비가 잘됐다. 선발 4명이 나쁘지 않고, 타격도 우리보다 좋다"고 감탄할 정도다.
발 빠르고 콘택트 능력이 좋은 김지찬(25)-김성윤(27) 테이블세터에 정교함과 한 방을 갖춘 구자욱(33)-르윈 디아즈(30), 20홈런 잠재력의 김영웅(23)과 이재현(23)까지 1번부터 6번까진 그야말로 쉬어갈 타순이 없었다. 이따금 두 자릿수 홈런의 강민호(41)와 한 방이 있는 이성규(33) 등이 가세하면 하위타선까지 무시 못 할 것이 삼성 타선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의 최형우가 얹어지니 상대 팀들의 경계는 당연했다. 최형우는 불혹이 훌쩍 넘은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133경기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74득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529를 마크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928로 리그 5위로 그야말로 리그 수위급 활약을 펼쳤다.

최형우는 "내가 원하는 타순에 가면 좋지만, 내가 말한다고 다 이뤄진 적은 없다. 타순은 그냥 7번 밑으로만 안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7번 밑으로 가게 되면 솔직히 은퇴해야 한다. 그 밑만 아니면 난 어느 타순이든 상관없다"고 웃었다.
그의 클린업 탈출 시나리오는 이미 한 번 실패한 전례가 있다. KIA 타이거즈 시절 최형우는 나성범(37)의 합류 당시 6번 타자로 뛰길 희망했었다. 당시 그는 "이제 후배들도 중심 타선을 경험해봐야 한다. 내가 계속 4번 타자로 뛰다 떠나는 것보다 후배들이 경험하면서 자리를 잡는 것이 팀에도 좋은 방향"이라고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실력으로 자신을 밀어냈으면 하는 좋은 취지에도 끝내 어린 호랑이들은 최형우를 클린업 타순에서 빼내는 데 실패했다. 2024년 KBO MVP 김도영(23)만이 그를 한 타순 밀어냈을 뿐, 결국 그는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KIA를 떠났다.

하지만 KBO 통산 타율 0.310에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KBO 통산 최다 타점을 올린 레전드에게는 한없이 모자랐다. 최형우는 "A급 선수라면 타율 3할에 30홈런은 무조건 쳐야 한다. (김)영웅이는 아직 엄청나게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정말 크다. 스스로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기준을 제시할 뿐 아니라 성장 도우미를 자처했다. 대선배에게 먼저 다가가기 어려운 그 심정을 알아 거꾸로 먼저 말을 걸기로 했다. 최형우는 "나도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 떠 내가 지금 어린 선수랑 거의 20년 차이가 난다. 20년이면 쉽게 말해 아빠뻘인데, 내가 아무리 편하게 해줘도 쉽지 않다"라고 이해했다.
이어 "(김)영웅이도 바뀔 수 있다. 본인이 욕심만 있으면 된다. 지금 성적에 만족한다고 하면 사실 발전이 없다. 조금 더 자신의 스타일을 바꿔보면 어떨까 싶다"라며 "요새 (김)영웅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영웅이가 칠 때 옆에서 조금 봐주려고 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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