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大法에 보복’ 오해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민주당이 ‘사법 3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청래 대표가 “사법 불신은 조 대법원장이 자초한 것”이라며 사퇴를 공개 요구했고, 국회 법사위 소속 박지원·이성윤 의원도 조 대법원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했다. 이들은 사퇴 요구 이유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때문임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작년 5월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이 법안들을 본격 추진했다. 실제로 3법이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에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법관 증원법으로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퇴임 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판소원을 통해 헌재가 이 대통령 유죄 판결을 뒤집을 수도 있고, 법 왜곡죄로 판사들이 위축될 수도 있다. 사법 3법이 이 대통령 재판을 무력화하고 유죄 취지 판결을 내린 대법원에 ‘보복’하기 위해 만든 법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법 3법은 내용적으로 위헌 요소가 있고, 절차적으로 졸속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법 왜곡죄는 모호한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수사와 재판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재판소원(4심제)은 법원에 재판 종결권을 부여한 헌법에 배치된다는 점에서 위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80년 가까이 이어져온 사법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데 국민 의견 수렴이나 사회적 숙의 절차가 생략됐다. 여야 합의는 물론, 국회 차원의 입법 공청회 한 번 없이 집권당이 일방 처리했다. 나중에 법의 심각한 부작용이 드러나 국민에게 큰 피해가 가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이 많은 문제와 논란을 없앨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대통령의 거부권이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 입법이라는 항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법 3법은 사법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사법 불신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에게도 법치를 후퇴시켰다는 오명이 뒤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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