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천원빵 제조사, 대금 수억원대 '우회 수령' 정황…탈루 가능성도
지난해 당사 법인계좌 가압류
타사 계좌로 총 9회 입금 받아
경찰 “강제집행면탈죄 가능성”
법인세 관련 두 회사 관계주목
업체 측 “입금 여부 알 수 없다”

노동자 100여 명에게 임금 9억 원을 체불한 인천 한 빵 제조업체가 당사 법인계좌가 아닌 경영진이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의 법인계좌로 수억원대 납품대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법인 간 특별한 채무 관계가 없다면 탈세는 물론 형법상 강제집행면탈 혐의가 적용될 수 있어 관계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지난해 9월2일부터 11일까지 천원빵 프랜차이즈 본사가 A업체 법인계좌가 아닌 B법인 계좌로 7000만원부터 1억원씩 9차례에 걸쳐 총 8억70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는 천원빵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빵을 납품해 온 제조업체로, 해당 금액은 빵 납품 대금의 일부다.
해당 업체는 보통 식자재 발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금을 받지만, A업체 법인계좌가 가압류된 이후 A업체 조직도상 이사 C씨가 운영하는 B법인 계좌로 직접 송금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압류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막기 위해 법원에 신청하는 보전 절차로, 가압류된 계좌는 입출금이 불가능하다.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다른 법인 계좌로 납품 대금을 수령했다면 형법상 강제집행면탈 혐의가 제기될 수 있으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가압류 상태에서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제3의 법인 계좌로 대금을 수령했다면 강제집행면탈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횡령 금액이 5억 원을 넘는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가중 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무 측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납품 대금이 A업체 매출로 잡히지 않아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법인 간 채무 관계가 있다면 채무 상환으로 소명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법인세 탈루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인천 한 세무서 관계자는 "채무 관계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A업체가 받아야 할 매출채권을 B법인이 대신 수령한 것은 법인세 탈루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실제 혐의 여부는 두 법인 간 거래 관계 등을 면밀히 확인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두 법인 간 별도의 채무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에 A업체 대표 D씨가 실질 운영자인 E씨의 친누나로 이른바 '바지사장' 의혹까지 더하고 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도 등기부등본상 대표가 아닌 E씨를 실질 경영자로 보고 D씨와 함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E씨는"B법인이 과거 A업체 빵 유통을 대행한 적은 있었으나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며 "해당 계좌로 빵값이 입금됐는지 여부는 계좌 관리를 직접 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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