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뒤 스쿨존 지정·단속장비는 아직… 통학로 안전 위태
포항시, 달전초 이전 개교 맞춰
어린이 보호구역 적용 앞당겨
사고지점 불법 주정차 여전
CCTV 등 핵심 안전시설 미비
등·하굣길 위험 추가사고 우려


최근 초등학생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인근 도로에 어린이 보호구역이 지정됐지만 속도 단속 장비 등 핵심 안전시설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고 이후에도 안전 공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3일 개교와 함께 첫 통학하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13일 밤, 사고는 포항시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대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학생이 버스와 충돌해 숨지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학생이 3차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피하다 차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 지점 일대는 신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생활도로로 차량 통행과 주정차 수요가 많은 구간이며 달전초와 인접해 향후 학생들의 주요 통학로로 이용될 가능성도 높은 곳이다.
포항시는 달전초 이전 개교에 맞춰 이 일대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사고 이전부터 진행해 왔다. 경북도교육청의 협조 요청에 따라 2월 13일 행정예고가 실시됐으나 같은 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시설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경찰은 19일 시설 설치와 단속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포항시에 발송했고 시는 이를 반영해 정정 행정예고를 다시 게시한 뒤 개교 일정에 맞춰 보호구역 적용 시점을 앞당겼다.
포항시는 3월 1일자로 달전초와 병설유치원 주변 약 2.7km 구간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학교 이전에 따라 해당 구간은 새롭게 보호구역으로 설정됐다.
시 관계자는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호구역 적용이 앞당겨졌음에도 실제 현장의 안전 여건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가 발생한 인근 도로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차로 폭이 줄어들고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통행 환경이 반복돼 온 것으로 파악된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과 노면 표시, 붉은색 포장, 노란색 횡단보도 등 기본 시설은 설치돼 있었지만 과속 단속 카메라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호구역 지정 이후에도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정차가 이어져 차로 폭이 좁아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또한 일부 구간에 불법 주정차 단속 안내 현수막과 보행자 안전 펜스가 있었으나 사고 지점 인근에서는 이러한 시설도 제한적이었다. 내비게이션에서도 단속 구간 안내가 표시되지 않아 실제 속도 단속 장치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는 불법 주정차 문제 역시 충분히 관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이전에는 단속 요구보다 교차로 신설이나 비보호 좌회전 설치 등 통행 편의 관련 민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당 도로가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구간으로 준공 및 이관 이전 단계에 있어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일반 차량 통행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도로 관리 권한이 사업 시행자에게 있어 지자체의 직접적인 조치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과속 단속 장비나 신호시설, CCTV 등 주요 안전시설은 별도의 설치 절차와 예산이 필요해 단기간 내 완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호구역이 지정되더라도 실제 통학 환경의 안전이 즉시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교 이후 초기 통학 기간 동안 불법 주정차 관리와 차량 속도 관리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추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초기 통학 단계에서의 관리 수준이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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