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 달리다 마주친 빙판길에 ‘으악’…핸들 90도로 꺾자 생긴 일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2026. 3. 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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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

영하 30도의 혹한에도 헤이룽강(아무르강) 워뉴 호수 위에 펼쳐진 축구장 약 80개 크기의 트랙에선 약 20대의 차량이 눈과 얼음 위를 내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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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만도 트랙데이 가보니
지리 등 中기업과 손잡고
자율주행 탑재 기술 개발
지난달 27일 중국 헤이룽장성 워뉴 호수에서 ‘HL트랙데이윈터’가 진행되고 있다. [HL만도]
지난달 27일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 영하 30도의 혹한에도 헤이룽강(아무르강) 워뉴 호수 위에 펼쳐진 축구장 약 80개 크기의 트랙에선 약 20대의 차량이 눈과 얼음 위를 내달리고 있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인 HL만도가 고객사를 위해 개최하는 혹한기 차량 테스트 행사 ‘HL 트랙데이 윈터’에 참여해 성능 점검을 하고 있는 차량들이다.

테스트 중인 한 차량에 올라탔다. 눈 위를 시속 100㎞로 질주하다 순간적으로 핸들을 90도로 꺾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자동으로 타이어에 제동이 걸렸다. 원래 같으면 미끄러지거나 회전이 발생할 텐데 만도가 개발한 EMB(전기 브레이크) 기술 덕분이다. EMB는 기존 유압식 브레이크를 없애고 전기로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차세대 제동 시스템이다.

그 옆에선 현재 양산 중인 RCU(백업 브레이크) 테스트가 진행됐다. 메인 시스템인 IDB2(유압 기반 전자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길 때 보조 시스템인 RCU가 잘 가동하는지 본 것이다. 눈 위를 달리던 차량에 IDB2 기능을 끄고 전방에 사물을 인식시키자 차량은 곧바로 멈춰섰다. 이날 체험한 EMB와 RCU는 자율주행 레벨3(L3) 단계부터 꼭 탑재돼야 할 기술들이다.

3개월간의 HL 트랙데이 윈터 기간에 테스트를 받는 차량 수는 약 50대에 이른다. 참여 고객사의 80%가 지리, 니오, 둥펑 등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마주친 중국 측 업계 관계자도 상당수였다. 최근 들어 HL만도는 중국 측 고객사와 신기술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대 80명에 이르는 직원이 이곳에 상주한다.

박영문 HL만도 사장(중국지역 대표)은 “이러한 행사는 극한 환경에서의 기술 검증과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첨단 제품과 기술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고객사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이허는 미국 미시간 어퍼반도, 스웨덴 아리에플로그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혹한기 차량 테스트 지역이다. 동계 시즌만 되면 약 200개 기업의 차량 3100대가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 이곳을 방문하는 업계 관계자 수도 5000명에 달한다. 아시아 소재 기업은 물론이고 몇 해 전부터는 유럽 자동차 기업들도 아시아에서 출시하는 신차를 이곳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최근 수년 새 헤이허가 겨울철 스마트카 테스트베드가 된 데는 HL만도의 역할이 컸다. HL만도가 2003년 업계 최초로 헤이허시와 30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게 발단이 됐다. 기후가 적절하고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숙박·교통 등 주변 인프라가 좋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상하이차, 보쉬 등이 후발주자로 인근에서 시험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HL만도는 중국 시장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한 국내 기업 중 하나다. 중국 진출 초기에는 현대자동차·기아에 대부분을 납품했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현지 기업 위주로 고객사를 다변화했다. 그 결과 중국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헤이허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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