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호남은 되고 TK는 안 되나”…도 넘은 ‘지역 차별’ 논란⋯TK 통합법 ‘운명의 3월3일’ 앞두고 좌초 위기

이영란 기자 2026. 3. 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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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네 탓 공방’ 속 지역 이기주의 발목

대구·경북(TK) 행정통합특별법 처리가 3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좌초 위기에 처했다. 3·1절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통합법은 찬성 159명으로 통과됐으나, TK 특별법안은 여전히 법사위에 보류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지역의 찬성 여론을 어필하고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면서 특별법안 처리를 요구했으나, 충남·대전 특별법안 찬성 단일안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몽니에 막혀 좌초 직전이다.

여야 정치권 무책임한 행태에 분노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여야 두 당 모두 TK 미래를 볼모로 정치적 손익계산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구시의회의 반대 성명을 빌미로 법사위 보류를 강행했으나, 시의회가 적극 찬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에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충남·대전 특별법안 찬성 단일안을 가져오라"는 몽니로 시간을 끌고 있다. 이는 호남 텃밭 강화와 보수 분열을 노린 노골적 지역 이간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역시 내부 집안싸움으로 골든타임을 날렸다. 경북 북부권 의원 반발과 대구시의회 반대 성명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해 민주당에 완벽한 빌미를 제공했다. 3·1절에야 필리버스터 중단과 찬성 결집을 외쳤지만, 이미 '뒤늦은 대응'으로 지역 불신만 키웠다. 두 당의 이기주의가 TK 500만 시·도민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상규 전 경북대 교수는 "민주당의 몽니와 국민의힘의 무능이 합쳐져 TK 생존전략을 무너뜨렸다"면서 "자식들 일자리 잃고 떠나는 걸 보고도 정치놀음만 한다"고 비난했다.

20조 원 재정지원·경제효과 증발 위기

통합특별법안이 3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약속한 연 5조 원, 4년간 총 20조 원 규모의 재정지원은 한순간에 증발한다. 이 예산은 수도권 일극체계 완화와 TK 초광역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신공항 건설 가속화·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공공기관 이전 등에 투입될 수 있는 경제 파급효과(10만 명 고용창출 추정)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월 정부 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를 발표했다. 통합특별시에 연 최대 5조 원을 투입하는 이외에도 서울특별시급 위상 부여, 공공기관 이전 시 우대 등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상당히 파격적인 지원책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광역시·도 통합 지원책에 대한 재정 부담을 호소하면서 '선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TK통합특별법안을 급히 멈춰세운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 '분노 투표'와 지역주의 심화

관심은 급작스럽게 추진된 TK통합특별법이 최종 무산될 경우, 6·3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다. TK 시·도민들은 민주당을 '지역 차별 주동자', 국민의힘을 '내부 분열 무능집단'으로 낙인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민주당에 미칠 파장은 기존 보수진영에서 나타났던 확장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광역단체장 등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아 큰 타격이 없다고 할지라도 최근 지방의원 선거에서 상당수 당선자가 나온 것을 감안한 분석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통합 찬반을 둘러싸고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책임 공방이 거세지면서 선거운동에서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영호남 갈등 재점화와 국가 균형발전 후퇴가 불가피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여야를 겨냥해 대구·경북의 미래를 볼모로 한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이상규 전경북대 교수는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다. 죽어가는 지방을 살리고, 우리 아이들이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하려는 생존의 몸부림"이라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원한다면 TK라는 이유로, 혹은 정치적 이득이 없다는 이유로 TK의 염원을 짓밟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국회는 내일이라도 당장 전향적인 태도로 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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