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풍경도 옛말… 나물·부럼 찾는 손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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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은 제법 붐볐다.
시장 상인 A씨는 "땅콩 한 박스가 다 나가 새로 까놓은 것"이라면서도 "정월대보름이라고 해도 예전만큼 견과류를 찾는 손님은 줄었다"고 말했다.
입구 앞에는 '정월대보름 맞이' 문구와 함께 잡곡과 견과류가 함께 진열됐다.
반면 가족과 함께 사는 C(30)씨는 "부모님이 세시풍속을 중요하게 생각해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나물, 귀밝이술까지 챙긴다"며 "혼자 살았다면 챙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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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은 제법 붐볐다. 장바구니를 든 주민들이 오가고, 좌판 앞에서는 가격을 묻는 목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정월대보름(3월 3일)을 하루 앞두고 일부 상점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곡밥을 지어 놓고 손님을 맞았다.
좌판 위에는 시래기와 고사리, 취나물 등 각종 나물이 가지런히 놓였고 오곡밥용 잡곡을 섞어 팔기도 했다. 땅콩과 호두, 밤 등 견과류도 한데 모여 있었는데 '부럼용'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추는 이는 많지 않았다.
시장 상인 A씨는 "땅콩 한 박스가 다 나가 새로 까놓은 것"이라면서도 "정월대보름이라고 해도 예전만큼 견과류를 찾는 손님은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입구 앞에는 '정월대보름 맞이' 문구와 함께 잡곡과 견과류가 함께 진열됐다. 그러나 손님들은 진열대를 스쳐 지나가기 일쑤였다. 간혹 멈춰 서서 상품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 옆 딸기 코너에서는 과일을 고르는 손길이 이어졌고, 시식대 앞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정월대보름을 알리는 진열대와 달리, 다른 코너 쪽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이처럼 세시풍속을 챙기는 모습은 점차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절기의 의미를 담은 음식 문화가 흐려지면서 아예 챙기지 않거나 다른 음식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취나물·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을 오곡밥과 함께 먹었다. 귀가 밝아야 좋은 소식을 많이 듣는다는 의미로 귀밝이술을 마셨고, 부스럼을 막기 위해 밤·잣·땅콩·호두 같은 단단한 과실을 이로 깨물어 먹었다. 시장과 마트에 잡곡과 나물, 견과류가 진열된 이유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은 이제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날' 정도로만 기억되는 모습이다. 연수구에 사는 A(10)양은 "정월대보름이라고 견과류를 챙겨 먹진 않았다"며 "매번 보름달에 소원만 빌었다"고 말했다.
1인가구 증가도 세시풍속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인천에서 자취하는 B(29)씨는 "혼자 살다 보니 그런 날을 굳이 챙기지 않게 된다"며 "복날에는 삼계탕 대신 치킨을 시켜 먹고, 동지에는 팥죽 대신 팥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했다.
반면 가족과 함께 사는 C(30)씨는 "부모님이 세시풍속을 중요하게 생각해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나물, 귀밝이술까지 챙긴다"며 "혼자 살았다면 챙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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