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년가객 송창식

정연정 우석대 초빙교수 2026. 3.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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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Jung의 호서문화유람
정연정 우석대 초빙교수

송창식은 해방후인 1947년 2월 인천 신흥동에서 태어났다. 신흥초, 인천중을 거쳐 서울예고 성악과 2학년 때 가난으로 자퇴한다. 호적상 그의 아버지는 경찰관이었던 진천송씨 송영숙이고, 어머니는 안동김씨 김선희이다. 송영숙은 6.25 때 전사, 그 후 어머니마저 가출함으로써 조부모 슬하에서 큰다.

 학교 중퇴후 동가숙서가식하던 그는 친구들과 함께 홍익대에서 자주 어울렸다. 그 때 홍대생 이상벽에 의해 세시봉 무대에 서게 되었고, 거기에서 조영남, 윤형주, 이장희를 만나 평생지기가 된다.

 1967년 말 가난한 괴짜 천재 송창식은 엘리트 청년 윤형주, 이익균을 만나 세시봉트리오를 만들었지만 이익균의 군입대로 인해 자연스레 트윈폴리오가 되었다. 1968년 데뷔하여 대중적 통기타 시대를 열었던 이들은 이듬해 12월 드라마센터에서 고별공연을 갖는다.

 1969년 5월 무교동의 세시봉 폐업 이후 청년문화의 중심은 명동의 오비스 캐빈으로 옮겨간다. 송창식 역시 오비스 캐빈으로 옮겨 와서 양희은, 서유석 등 또 다른 포크가수들과 어울린다. 송창식이 지독한 가난을 벗어나 새로운 음악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이 즈음부터이다. '밤눈'(1973)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명곡이다.

전몰군경 유자녀였던 창식은 1973년 27살의 나이로 방위병에 입대, 7개월간의 군생활을 마친다. 이 즈음 우연히 보게 된 AFKN 아마추어 경연프로그램의 음악적 수준에 충격을 받고 제대후 작심하여 발표한 곡이 한번쯤, 피리부는사나이 등이다.

이어 1975년에는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 삽입되는 음악을 맡아 왜불러, 고래사냥 등을 발표한다. 이를 여세로 MBC와 TBC 가수왕이 되면서 인기가수의 정점을 찍는데, 이는 그간 남진, 나훈아로 대표되던 트로트 중심의 한국 가요계가 새로운 포크와 롹음악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된다.

 1976년에는 서울예고 동창 한성숙씨를 동창 모임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듬해 결혼을 조금 앞둔 1977년 11월 예비군 훈련 불참으로 수감된다. 수감중 '사랑이야'가 창작된다. 백대명반에 선정된 1978년 앨범에는 '사랑이야'와 '토함산'이 타이틀 곡이다.

 토함산은 송창식이 기존의 서구적인 포크 선율에 판소리나 민요의 국악적 요소를 접목한 초기 작품이다. 창법 또한 '사설조'의 방식으로, 또 가야금 주법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기타 연주로 토함산의 웅장함을 그만의 독특한 포크어법으로 형상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1983년 발표한 '푸르른 날'은 미당 서정주의 시에 송창식이 곡을 썼다. 중학 시절 문학의 밤에서 듣게 된 '오랜 시간 쌓인 감정의 조각들이 모여 한 편의 시가 된다'는 미당의 말은 그가 곡을 만들 때 평생의 화두가 되었다. 1975년 문정희 시인을 통해 미당을 직접 만났을 때 직접 미당에게 작곡 허락을 득한 시가 '푸르른 날'이다. 완성에는 8년이 걸렸다. 노래 '선운사'는 그가 미당에게 바치는 헌정곡이다.

 1986년 '담배가게 아가씨'는 사설조의 해학과 록 비트가 결합하여 동네 청년들의 풋풋한 연정(戀情)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송창식판 한국적 록'의 완성판이다. 평론가들은 이 곡을 '한국적 록의 문법을 제시한 명곡'으로 지칭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그는 더 이상 새로운 곡을 쓰지 않았다.

 천년가객 송창식, 질풍노도의 청년기를 보낸 우리들 모두는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오늘을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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