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존엄’ 하메네이 피살에 이란·헤즈볼라 더 독하게 반격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피살은 이란과 시아파 무장세력의 반격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뿐 아니라 페르시아만 인접국 민간시설까지 타격 범위를 넓혔다. 중동 지역 소셜미디어에는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 해상유전도 공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보복에 가세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맞불 공습에 나서며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미사일 운용 방식을 바꿔 이스라엘 내 목표물과 중동 지역 미군 기지뿐 아니라 바레인 카타르 UAE 쿠웨이트 등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민간시설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보복 공습을 집중했다가 방공망에 막혀 성과가 제한적이었던 경험을 반영한 전략 변화라고 FT는 분석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보복에 가세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맞불 공습에 나서며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FT에 "이번 공격은 개별 타격의 위력은 줄었지만 더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전직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는 "가랑비처럼 이어지는 공격이 방공망 소모를 노린 설계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실제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대량 동원했다. UAE에는 탄도미사일 150여발과 드론 500여대, 순항미사일 2발이 발사됐고 3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베이트 셰메시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두바이는 이틀 연속 드론·미사일 공습을 받아 두바이 국제공항과 부르즈 알아랍, 페어몬트 더 팜 등 호텔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현지 주민은 BBC에 "요격 미사일이 연속 발사되는 장면과 공중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이 미군 기지만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공항, 호텔, 주거지역 등 10여곳 이상의 민간시설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바레인 미국 대사관도 마나마 소재 호텔이 폭격당해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자국민에게 주의를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계산이 정치적 압박에 있다고 본다. 워싱턴DC 싱크탱크 '민주주의 방위 재단'의 벤함 벤 탈레블루는 FT에 "충분히 큰 위기를 조성하면 걸프 지역 미국 우방국들이 나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작전을 중단시키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밝혔다.
군사적으로는 '저비용 소모전' 전략이 두드러진다. FT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에 떨어진 로켓 잔해 분석 결과, 구형 액체연료 추진 미사일인 에마드 또는 샤하브-3 계열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군 출신 로버트 캠벨 전 소령은 FT에 "사드, 애로, 다윗의 돌팔매 등 요격 미사일은 고가이고 재고 확보에 수년이 걸린다"며 "이란이 값싼 구형 미사일과 드론으로 방공미사일 재고를 소모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휘체계 마비 가능성에도 대비했다. 영국 내각 정보분야 고문을 지낸 리네트 너스바커는 FT에 "전쟁 발발 시 통신 차질을 예상해 목표 좌표를 사전 지정하고 연대장급 이하 지휘관에게도 발사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집중 타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가 전한 이스라엘군 추산에 따르면 발사대 200기가 파괴됐고 수십기가 무력화돼 이란의 발사 능력 50%가 감소했다. 다만 이란은 전쟁 전 약 2500발의 탄도미사일 재고를 확보한 상태였다고 FT는 전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전면 가세했다. AFP 통신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하메네이의 "순교"에 대한 응징을 선언하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하메네이의 순혈에 대한 보복이자 레바논 방어를 위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베이루트에서는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포격에 대응해 테러 조직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 시아파 무장세력이 '저강도·지속 타격'으로 전선을 넓히고, 이스라엘이 발사대 제거와 공습으로 응수하는 소모전 구도가 굳어지는 형국이다. 하메네이 피살을 계기로 시작된 이번 충돌은 단기간에 수습되기보다 중동 전역을 흔드는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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