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초비상…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에 쏠린 눈

김명준 2026. 3. 2. 16: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20%·이란 공격 후 10% 상승에 한때 80달러 돌파
“100달러까지 되면 글로벌 물가상승률 0.6∼0.7%p 높아져”
▲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지역 전쟁이 국제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운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지 여부가 최대 변수라고 분석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입구에 위치한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적 원유 수송로다. 전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 해협을 거쳐 운송된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유·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의 84%, LNG의 83%가 아시아 국가로 향했다. 주요 행선지는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이다.

전쟁 발발 직후 해협 통행량은 급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쟁 개시 전날인 2월 27일 에너지 상품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 65척이었으나, 전쟁 개시 다음날인 3월 1일에는 오후까지 6척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무역전쟁 개시, 연방준비제도 등 미국 제도권 기관들에 대한 공격,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우방국 압박 등에도 이어져 온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이번 전쟁을 계기로 꺾일지 여부는 석유 시장 흐름을 통해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FT는 미국과 우방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운송 봉쇄 장기화를 막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이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NYT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2026년 들어 20% 이상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7개월 만의 최고치인 73달러선에 근접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3월 2일 오전 1시쯤에는 직전 거래일인 2월 27일 종가 대비 6% 이상 오른 77달러선에 근접했다. 3월 1일 개장 전 장외거래에서는 한때 10% 이상 급등해 80달러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민간기관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으로, 미국의 경제전쟁을 다룬 저서 ‘초크포인츠’를 쓴 에드워드 피시먼은 FT에 향후 에너지 시장을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양 병목지점”이라며 “글로벌 유가에 막대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협을 통한 운송에 상당하고 지속적인 차질이 생길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문가들 관측도 전했다.

이 경우 LNG 시장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고, 유럽 등 주요 수요처의 물가 상승 압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로 오를 경우 글로벌 물가상승률이 0.6%포인트에서 0.7%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피시먼은 전면 봉쇄보다는 이란의 석유 판매 중단 가능성이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유가는 배럴당 최소 8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란 외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설 경우 가격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3월 1일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해 4월 생산량을 하루 20만6000배럴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석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더라도 물가나 성장에 “다이얼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등 일부 국가는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전세계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2026년 1월 기준 하루 345만배럴로, 글로벌 공급의 3% 미만이다.

뉴욕대 에너지·기후정의·지속가능성 연구실 책임자인 에이미 마이어스 재피 연구교수는 NYT에 “가장 큰 질문은 석유 시설이 손상을 겪을 것인지 여부와 어느 석유 시설이 손상을 겪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만약 그에 대한 답이 ‘손상을 겪는 시설이 없다’는 것이라면 유가가 다시 내려온다는 게 내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란 시간 기준 3월 1일 밤 늦은 시간까지 중동 지역의 주요 에너지 시설 가운데 공격을 받아 피해가 발생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