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 무산에 선거구도 다시 출렁···‘후폭풍 어디로 불까’ 촉각
민주 “국힘 책임·심판론” vs 국힘 “졸속 통합 반대”
단일화·합종연횡 교육감 선거 구도도 흔들

대전과 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오는 6월 열릴 지방선거 구도가 다시 한번 출렁이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통합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어디로 불지도 관건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일 기준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입후보 예정자는 모두 8명이다. 대전시장 후보로는 박범계·장종태·장철민 국회의원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당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충남지사 후보로는 나소열 전 서천군수와 박수현 수석대변인, 박정현 전 부여군수,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공천을 신청했다. 이들은 그동안 대전·충남 통합시장 출마를 전제로 지지세 확장에 주력해 왔다. 지난달 28일에만 해도 대전에 지역구를 둔 4선의 박범계 의원과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각각 충남 천안과 대전에서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를 열고 통합시장 출마 행보를 이어왔다.
통합이 최종 무산되면 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직은 ‘통합 완성’을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통합 무산 국면에서 후보들마다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 360만 통합시를 이끄는 초대 시장의 상징성과 정치적 무게감을 기대하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불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일부 후보들에게는 통합 무산이 오히려 유리한 구도가 될 수도 있다. 일단 광역단체장 두 자리가 유지되고, 통합을 전제로 회자돼 온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출마 변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전시장 후보군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가 큰 충남지역 후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구도상 나쁘지 않다.
국민의힘 상황도 비슷하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 현역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간 교통 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가 통합 무산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만큼 이 시장과 김 지사는 당내 경쟁 없이 각각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당과 후보들에 따라 셈법은 다르지만 공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부분은 통합 무산 후폭풍이다. 행정통합은 이번 선거에서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이 최종 무산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책임·심판론’을 선거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대전 미래 말살 매향 5적 규탄대회’에서 “통합을 통해 대전·충남 발전을 원하는 시도민의 꿈을 짓밟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의 이 시장과 김 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 장동혁 당 대표를 통합 무산으로 지역발전을 가로막은 ‘매향 5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졸속 통합론’으로 민주당을 겨냥하고 있다. 민주당이 권한과 재정 이양 없이 주민 의사에 반하는 ‘알맹이’ 없는 졸속 통합을 밀어부치려다 실패하고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프레임이다. 통합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대전에서는 이같은 여론전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볼 가능성도 있다.
교육감 선거 구도도 복잡해졌다. 그동안 대전·충남 교육감 후보들 사이에서는 통합 교육감 선출에 대한 찬반이 엇갈려왔다. 통합 교육감 선출에 반대해 온 후보들 입장에서는 원하는 선거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지만, 통합 교육감 선출을 기대해 온 이들은 선거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그간 지역에서는 일부 대전교육감 후보자가 통합 추진을 이유로 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 불참했고,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예정자가 특정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후보자간 연대와 합종연횡 움직임도 있어 왔다.
민병기 대전대 교수는 “대전·충남 선거전만 놓고 보면 기본적으로는 국민의힘이 본인들이 먼저 시작한 통합을 무산시켰다는 책임론 앞에서 수세적인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통합과 관련한 여론 흐름을 보면 보수나 중도층에서 반대 여론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런 여론이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각 당이 어떤 선거 프레임과 전략으로 민심을 흡수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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