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수북이 쌓인 샘플은 처음 봐요”…62년 역사 ‘방판’, 직접 사봤더니
정가에도 압도적 체험물량으로 승부
![기자가 직접 아모레카운셀러를 통해 구매한 설화수 화장품 세트와 함께 증정받은 샘플들. [김혜진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2/mk/20260302150304162ieyc.png)
지난 23일 회원 수 14만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 ‘방판매니아’에 설화수 자음 2종을 구매하겠다는 글을 올리자 10분도 채 되지 않아 채팅이 쏟아졌다.
과거 초인종이나 문을 두드리던 방문판매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을 아모레 카운셀러라고 밝히면서 전국 각지의 셀러들이 본품 가격과 제공하는 샘플 개수를 제시했다.
구매자는 샘플 구성 조율이 가능했다. 불필요한 품목은 제외하고 필요한 품목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었다. 기자는 이 중 선호하는 품목으로 샘플이 구성된 아모레 카운셀러와 연결해 제품을 주문했다.
카운셀러는 발송 전 제품 사진과 택배 사진, 운송장 등을 보내고, 구매자는 확인 후 결제하면 된다. 이틀 뒤 도착한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본품 상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샘플이 수북하게 덮여 있었다.
에센스와 세럼, 각종 크림 등 단순 개수만 따져도 150개가 훌쩍 넘는다. 본품 2종을 주문했는데, 체험 제품은 그 수십 배에 달했다.
![직접 아모레카운셀러를 통해 방판 화장품을 구매해봤다. [김혜진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2/mk/20260302150305507grhf.png)
방판구매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매하면서 증정받은 샘플 떼샷과 함께다. 방판매니아 카페에는 “방판 처음이라 잘 몰랐는데 샘플 많이 주셔서 깜짝 놀랐다”, “방판 너무 좋다. 샘플 가득하고 선물까지 받다니 앞으로는 방판만 이용해야겠다” 등이다. 댓글에는 ‘셀러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달린다.
방문판매는 원칙적으로 정가 판매다. 온라인몰이나 일반 오프라인 매장처럼 할인 쿠폰이 붙지 않는다. 카운셀러에게 적정 마진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고, 가격의 질서를 세워놓음으로써 제품의 품위를 지켜주는 방패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요가 있는 이유는 이같은 체험 물량 때문이다. 고가 라인의 화장품은 한 번에 여러 제품을 구매하기 부담스럽지만 샘플을 충분히 써본 뒤 재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면 체감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
![아모레레이디(아모레아가씨)가 화장품을 판매하며 피부 관리를 해주는 모습. [tvN 응답하라 1988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2/mk/20260302150306864clfm.png)
평소 방판으로 화장품을 자주 구매한다는 30대 직장인 백씨는 “알고 있는 아모레언니가 있는데, 엄마나 시어머니 선물을 살 때 연락한다”며 “백화점 매장에서는 괜히 눈치가 보이는데 온라인은 안그래서 너무 좋다. 샘플도 원하는 만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64년 9월 방문판매 제도 도입으로 시작된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는 국내 화장품 산업 초창기 시장을 키운 주력 판매망이었다. 한때 ‘아모레 아가씨(레이디)’로 불리던 판매원들은 제품 사용법과 피부 관리법을 함께 전달했다. 기초 화장품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이동식 뷰티 교육 창구’ 역할이었다.
현재 활동 중인 아모레 카운셀러는 1만8930명으로, 397개 영업점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설화수, 헤라, 바이탈뷰티, 홀리추얼 등 럭셔리 화장품부터 이너뷰티까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방문판매를 ‘뉴커머스’로 재정의하고, 온라인 뷰티 셀러를 위한 플랫폼 ‘에딧샵’을 2024년 론칭했다. 에딧샵의 공식 판매원은 ‘에디터’로 기존 방판의 강점인 일대일 상담에 온라인 편의성을 더했다. 현재 활동 중인 에디터는 2만2000여명으로, 카운셀러와 에디터를 동시에 하고 있는 셀러는 1만4000여명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뉴커머스(방문판매) 채널은 지난해 제품군을 선케어·클렌징 중심으로 확대하고, 건강기능식품과 미용기기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에딧샵’ 판매 확대에 힘입어 바이탈뷰티와 헤라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면 판매 비중이 축소하다 보니까 방판이 조금 어려움을 겪었지만 활로를 찾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 환경도 달라지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안정화되는 추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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