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막히면…한중일 경제 막대한 타격 우려

김희국 기자 2026. 3. 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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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 20% 담당
봉쇄되면 유가 상승 피할 수 없어
물가 상승, 산업경쟁력 약화 이어져
세계 최대 원유 관문 호르무즈 해협. 연합뉴스


중동 지역 혼란이 심화하면서 한국 중국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경제와 물류에 막대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2일 산업통상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 중이던 HMM 컨테이너선 1척이 무사히 이 지역을 빠져나와 안전하게 운항을 이어가는 등 현재까지 우리 측 유조선과 LNG선 운항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해협 인근에서 민간 선박 4척이 공격받아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는 등 해협 주변 지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수 있고,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로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 과거 해당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사례도 있다.

글로벌 분석 기관들은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국 산업계에도 큰 부담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증산을 결정했지만, 중동 지역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어김없이 유가가 올랐던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이번에도 유가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원유를 사용하는 석유화학, 항공, 해운 등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한국 기업들이 중동 국가들과 진행하던 방산, 자동차 등 사업이나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번 사태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 다층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정은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이번 사태가 자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138만 배럴 구매했는데 이는 중국이 해상으로 수입한 총원유량 1027만 배럴의 약 13.4%에 해당한다.

문제는 지정학적 충격이 중동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은 소비한 석유의 약 75%를 수입에 의존했으며 이 가운데 약 44%가 중동산이었다. 중국 원유 수입량의 약 3분의 1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다만 중국은 2025년 전략 비축유를 확대하고 원유 수입량을 4.9% 늘리는 등 일정 부분 완충 장치를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오랫동안 봉쇄돼 해상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원유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과거 이란에서 많은 원유를 수입했으나, 점차 비중을 줄여 왔다. 하지만 2024년 원유 수입 통계를 보면 일본은 원유 95.9%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 점유율은 아랍에미리트(UAE) 43.6%, 사우디아라비아 40.1%, 쿠웨이트 6.4%, 카타르 4.1% 등이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고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일본 국내총생산(GDP) 하락과 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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