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황창규·구현모, KT 소액주주에 손해배상해야” 비자금 조성·쪼개기 후원 등 관련
“감시의무 게을리해”···원심 깨고 환송
“과징금·추징금도 손해액으로 고려해야”

비자금 조성과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등 위법행위로 KT가 손해를 봤다면 황창규 전 회장, 구현모 전 대표이사 등 당시 경영진이 소액주주에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KT 소액주주 35명이 전 경영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소액주주들은 2019년 3월 전·현직 경영진 11명의 위법행위와 감시의무 위반으로 KT가 손해를 봤다며 76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10년 무궁화위성 3호 해외 불법매각,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재단법인 미르에 11억원 출연, 2014년~2017년 비자금 조성·쪼개기 후원금 지급,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에 따른 통신시설 변경 등에 대해 경영진에 책임을 물었다.
손해배상 소송에선 비자금 조성과 쪼개기 후원금 지급 부분이 쟁점이 됐다.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가 관여한 범위, 그로 인한 손해배상 인정 기준을 두고 1,2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앞서 KT 대관부서인 CR부문 임직원들은 2014년 5월∼2017년 10월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들여 되파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조성하고, 여야 국회의원 111명에게 4억3000만원을 쪼개기 후원했다가 적발됐다.
KT는 해외부패방지법 위반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50만달러(약 41억원)와 추징금 280만달러(약33억원)를 부과받았는데, 소액주주들은 이에 대해서도 KT 경영진이 배상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 전 대표는 국회의원 13명에게 1400만원을 송금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벌금 700만원을 확정받았다. 다만 업무상 횡령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1심은 소액주주들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비자금 조성,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서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령위반 또는 임무해태 행위를 했는지 특정할 수 없다”며 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 구 전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토대로, 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배상 범위는 구 전 대표가 직접 송금에 가담한 1400만원과 사내이사 재직 기간 지급된 2억1600만원으로 한정했다.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KT가 국회의원과 경영진들로부터 후원금을 전부 변제받아, 구 전 대표가 손해배상할 금액은 없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의 배상 책임을 더 넓게 인정하고, 배상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특히 원심이 쪼개기 후원금 부분으로 배상액을 한정한 점을 지적하며, KT가 미 증권위에 낸 과징금·추징금도 손해액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구 전 대표와 황 전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과 관련해 감시의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조성된 부외자금 중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금액뿐만 아니라 송금되지 않은 금액 중에서도 KT의 손해로 볼 수 있는 금액이 존재하는지, (미 증권위) 추징금 및 과징금 중 구 전 대표의 의무위반 등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등을 심리하여 구 전 대표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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